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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Feb 27. 2020

상황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지금 필요한 건  바로  OO 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뉴스를  들었다. 갈수록 상황은 악화되어가고 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만큼 너무 멀리 온 거 같은 느낌에  무섭기까지 하다.


그래서  니엘이 기분을  좋게 해 주기 위해 개학 때까지  매일  소원을 두 가지 들어주기로 했다. 오늘의 소원은 치즈 토스트와 떡볶이 먹기와  두 시간 자유시간이다.


 맛난 치즈토스트를  만들어 보자!!! 

식빵은 토스터기에 넣고 모짤렐라 치즈를 준비하면서  반숙 프라이를 만들었다. 그런 다음 프라이팬에 식빵을 놓고 모짤렐라가 녹을 만큼 구울 때  에어 프라이기에는  소시지를 넣었다. 모두 동시에  준비하다 보니 10분도  채 안 결렸다. 내 요리의 장점은 맛은 보장은 못하는데 정말  빨리한다는 거다.  니엘이가 너무 신기하게 쳐다보며  "엄마 천천히 해도 돼요 "라고 하는데 난 느긋하게  하는 게 익숙하지가 않다. 비행을 하면서 손이 라진 게 이렇게 사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나름 이쁘게 토스트와 소시지 그리고 계란 프라이까지 놓고 딸기잼과 케첩도 준비했다. 그리고 샐러드와 함께 이쁘게 접시에  담으니  나름 호텔에서 먹는 조식 느낌이었다.


오래간만에 내가 한 토스트에 만족해서 사진도 찍고 가족 단톡에 자랑도 했다. 그리고 맛있게 먹으려고 하는데 엄청나게 큰 드릴 소리에 니엘이가 깜짝 놀랐다. 어제 공지에서 보고   오늘과 내일 공사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아침부터 소음을 낼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정말 머리가 너무  아팠다.  지금 상황이 상황인지라 집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많을 텐데  주변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시작했다면 이렇게 화나진 않았을 거 같다. 공지에 이틀간 한다고 하고 그분들은 공사 중이라 다른 곳에 계시겠지만 여기 살고 있는 주민들은 이를 내내 이 소음에 아침을 망치게 된다. 앞에 맛있는 음식이 있는데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소음 때문에  집이 울리는 느낌이었다. 니엘 아빠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공사는 보통 아침 8시에 시작하고 주민 동의서 받는 거는 리규약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니엘 아빠가 일을 했을 때는 주민동의서를 다 받으며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시작했는데도 경찰서에 신고해서 

경찰이 두 번이나 왔다고 한다.


언제쯤 끝나는지 알고 싶어서 경비실에 전화했는데  드릴 소리가 너무 커서 말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그냥 내가 관리실로 내려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앞에서 경비원 아저씨를  만나서 물어봤더니 한 시간 정도면 끝날 거라고 했다. 지금 이 공사 때문에 너무 컴플레인이 많아서 많이 힘드시다고 하시면서 아까는 어떤 아주머니가 내려오셔서 삿대질에 욕까지 하고 가셨다고 한다.


이분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욕을 하는 건지 정말 이런 분들 이해가 안 간다. 이런 상황이 진짜 화가 나지만 이건 경비원 아저씨 잘못이 아닌데 왜 화풀이를 그분한테 하는 걸까? 공사하는 집에 찾아가서  얘길 하던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이건 정말 아닌 거 같았다. 이미 우리의 조식은 다 식었다. 무슨 맛으로 이 토스트를 먹었는지 모르겠다.


니엘아 대신 떡볶이는 맛있게 해 줄게요!!


 요새는 다 준비돼서 나와서 정말 아주 간편하게 떡볶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니엘이가 좋아하는 어묵탕도 함께 준비했다. 떡볶이를 보자마자 두 모녀 기분이 좋아졌다. 둘 다  참 단순하다.

니엘이가 두 시간 자유시간은 ' 나 혼자 산다'를 본다고 해서 함께 떡볶이를 먹으며 신나게 웃으면서  봤다.


안 그래도  지금  안 좋은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이런 상황이 되면   화도  많이  난다. 그런데  또  시간이 좀 지나면 아무 일도 아닌 것 같게  느껴진다. 다른  힘들고  예민한  상황이니 이럴 때일수록  상대에 대한 배려가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배려 없는 사회는 지속될 수가 없다. 코로나 19도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좋은 상황이 됐을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배려다.

같이 사는 세상, 서로 배려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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