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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Jul 10. 2020

운전면허증 시험  떨어지길 기도했던 친구들

 면허증 받았던 그 날

오늘 면허증을 갱신하기 위해 강남 운전면허시험장 왔다.

2종 운전면허  갱신기간
- 2011. 12. 9. 이후 면허취득자·면허 갱신자는 10년 주기·1년 기간
- 2011. 12. 8. 이전 면허취득자·면허 갱신자는 9년 주기·6개월 기간(면허증 상 표기된 기간)

면허증을  취득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지만 운전한 적은 5번 정도인 거 같다. 그것도  항상  동승자와 함께 였다. 이번 연도 8월까지 면허를 갱신하라고 해서 고민했다. 운전을 하지 않는데 갱신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혹시 모르니 그래도 하는 게  나을 거 같아 오늘  드디어  새 면허증을 받았다.  


새 면허증을 보니 사진과 주소가 바뀌었다

전 면허증 사진은 니엘이 임신 중일 때  근처 사진관 가서 찍은 거였다. 뱃속에 있던 니엘이가  벌써 이렇게  컸다. 주소는 친정에서 성남으로  바뀌었다.  10년 전에는 지금이 이렇게  빨리 올 거라고 생각 못했다. 그럼 지금부터  10년 후를 생각해 보자.  그때 니엘인 대학생이 되어있겠고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대학생이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가 바로 면허증 취득이었다. 차는 없지만  주민등록 이외에 성인이라는 걸 인증하고 싶었다. 이미 주변 친구들은 의 다  면허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친한 친구 차를 사서 시승식을 했는데 솔직히 너무 부러웠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친구들에게 한 달 안에 면허증 취득할 거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친구들 내가 한 번에 면허증을 취득하면 내가 먹고 싶은 거 다 사주기로 했다. 대신 내가 실패하면 친구들에게 배 터지도록 술을  사기로 했다.  난 선천적으로 지는 걸 정말 싫어한다. 내가 아무리 운동신경이  없어도 훈련으로 이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내기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이미 내기에서 이긴 분위기였다.


  필기시험 날 친구3명강남면허시험장에 따라왔다. 내가 필기에서 떨어질 거니 시험 후 바로 술 먹으러 기 위해서라고 했다.


너네가 친구니?ㅠㅠ

친구 아니다. 원수다. 필기를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너무 괘심 했다. 100점 맞으면 이름을 호명하고 박수를 쳐준다고 해서 이미 공부하는 거  100점을 목표로 했다.  아쉽게 한 개 틀려서 박수는 못 받았지만  합격했다고 얘길 하자마자 친구들은 의외의 표정을 지으며  거짓말하지 말라며 재차 확인했다. 필기는 쉬우니까 붙을 수 있지만 기능시험은 한 번에 합격하기 어려울 거라고 했다. 떨어지길 기도하는 친구들이었다. 그냥 내가 술 사주말자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럴수록 오기가 생겼다. 열심히 운전학원에서 배워서 한 번에 합격했다.  


드디어 운전면허증이 나왔다. 그때도 친구들과 함께 갔다. 그날 기분 좋게  내가 술을 샀다. 오늘 그 길을 걸으니 그때가 생각났다. 면허증 받고 좋아서 팔짝팔짝 뛰던 20대의 풋풋한 나와  은근슬쩍 나를 응원해줬던 친구들이.

그때 참 행복했다.

너네들 덕분에  한 번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해서 오늘 갱신하러 왔어!! 다들 잘 지내지?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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