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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Sep 10. 2020

'승무원 되기' 프로젝트

간절해서 더 빛났던 그때...

나의 20대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하지 못해 후회하기보다는 하고 나서 후회하는 편이 낫다' 고 생각했다. 시드니에서의 어학연수와 미국 출장을 다니면서 해외에서 살고 싶어 졌다. 어떤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다가 뉴욕 출장 중에 승무원 학원에서 진행하는 국비장학생 선발 공지를 봤다. 면접 합격 시 승무원 학원을 전액 무료로 다닐 수 있고 외항사 취업을 전적으로 도와준다는 내용이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전혀 관심이 없다가 외국에서 살 수 있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말에 바로 지원서류를 썼다. 그 당시엔 국내 항공사는 나이와 신장제한이 있었는데 이미 나는 지원할 수 없는 나이였다.


면접  생각보다 떨리지 않았다.

준비한 자기소개를 차분히 말했고 합격했다. 그때부터 난 간절히 승무원이 되길 바랐다. 서비스 경력은 지만 다양한 해외 경험을 통해 얻은 자질을 강조하면 승산이 있는 게임이었다.


 영어강사를 하면서 나름 인정받고 있었지만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지쳐가고 있었다. 내 미래는 구름에 겹겹이 쌓여 어둡고 고요했다. 하지만 목표가 뚜렷해지면서 구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걷어지는 구름 사이로 붉게 빛나는 태양이 조금씩 보였다. 내가 바라는 미래가 갈수록 선명해졌다.

노트 첫 페이지에 적은 '야베스의 기도'

처음으로 메이크업과 워킹 수업을 들으면서 설렜고 모의면접을 보면서 좌절하기도 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영어 회화 강의를 한 후 바로 강남에 있는 학원에 가서 주 중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수업을 들었다. 면접 스터디를 한 후 오후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영어학원에서 수업을 했다. 그때는 하루를 영어로 맞이하고 영어로 마무리했다. 외항사 면접은 100% 영어면접이기 때문에 영어능력이 정말 중요했다.

2001년 면접노트 / 친구들의 피드백

2002년 6월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릴 때 난 면접 준비를 하느라 그 열기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이어지는 '서바이벌 면접' 을 끝내고 나오니 강남 일대가 마비돼있었다. 그때 알았다. 우리나라가 폴란드를 2 대 0으로 이겼다는 사실을.


이런 상황에서도 미친 열정으로 면접 준비를 했고 난 첫 면접에서 에미레이트에 합격했다. 드디어 나를 향해 새빨간 태양이 미소 지었다. (에미레이트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색 모자는 태양을 상징한다.)

에미레이트 빨간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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