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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Oct 29. 2020

행복을 주는  딸아이의 말 센스

기분 좋은 말 한마디의 강력한 힘

딸 니엘이는 말을 참 이쁘게 한다. 오랜만에 딸과 남편 생일 기념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비행기를 1년 만에 타니 너무 행복했다. 다녀온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다시 제주도에 가고 싶어서 딸 니엘이는 어떤 지 물어봤다.


" 니엘아 , 엄마 제주도 다시 너무 가고 싶은데 니엘인 어때?

" 엄마 , 난 가고 싶은 곳 따로 있는데요."

" 어디? 아, 부산 가고 싶구나!

" 아니요. 남양주요. 남양주에 가장 가고 싶어요!"


남양주는 니엘이 외할머니인 울 엄마가 사시는 곳이다. 우리끼리 여행 가는 것도 좋지만 할머니 안 본 지 한 달이나 됐다면서  할머니 보고 싶다며 남양주에 가자고 했다. 나보다 할머니를 더 챙기는 니엘이가 너무 기특하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 얘기를 하니 엄마는 너무 행복해하셨다. 이번 주에는 꼭 엄마 보러 남양주에 가야겠다. 손녀의 할머니 사랑이 정말 대단하다.


오래간만에 화장을 하는 나를 니엘이가 힐끗 보더니 한마디 한다.


"울 엄마 완전 공주 같아요! 진짜 이뻐요!"

"아니다... 공주 아니네..."

"울 엄마는 공주보다 더 우아한 여왕이에요!"


당연히 공주 아니라고 해서  무슨 얘기를 할까 궁금했는데 공주가 아니라 여왕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딸아이의 칭찬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니엘인 외출하기 전 엄마의 기분을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니엘이가 좋아하는 언니들을 최근에 만나기로 했다. 니엘이가 언니를 만나서 마음이 들떠보였다.


" 니엘이가 좋아하는 언니들 만나서 기분 너무 좋겠네."

" 아니요"

" 좋다기보다는 설레요." 


, 진짜 심쿵이다. 좋다는 말보다 설렌다는 말을 하는 센스에 다시 한번 놀랐다. ' 기분 좋다'는 표현보다 '설렌다'는 표현이 훨씬 행복감이 전해진다.  이렇게 이쁜 단어는 특별한 날만이 아니라 평상시에 자주 사용해야겠다.  이 단어는 평범한 날을 특별한 날로 바꿔줄 수 있으니까...

가끔 니엘이가 하는 말에 깜짝 놀라곤 한다. 사람 마음을 기쁘게 하는 법을 알고 있는 거 같다. 내가 한 말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또 있을까? 딸에게 말 센스를 전수받아야겠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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