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니작가 Jan 15. 2021

그건 부모님 잘못이에요!

아이의 변화는 부모의 삶을 통해 시작된다.

"엄마 엄마! 혹시  박초롱 초롱 빛나리 유괴 사건 알아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요? 게다가 나리 언니 죽인 사람이 임산부예요! "


박초롱 초롱 빛나리 (박나리) 유괴 살해 사건은 1997년 8월 30일 1989년생인 박나리(여자, 당시 9세)가 임신 중인 여성 전현주에게 납치되어 살인된 사건이다. [1] 피해자의 이름 그대로 박나리 유괴 살해 사건이라고도 하며, 사건의 통칭은 살해된 박나리 양의 이름을 줄여서 부른 것이다. 전현주는 원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고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출처 위키백과)

나도 최근에 유튜브에서 이 영상을 봤다. 엄마의 마음으로 보다 보니 결과를 알지만 말도 안 되는 반전이 일어나길 바랐다. 그 정도로 간절했다. 나리는 너무나 이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피의자는 임신 8개월의 만삭의 몸으로 아이를 목졸라 죽였다. 임신을 하면 책임감이 생겨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어 향기 나는 글을 읽고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클래식을 듣는다. 하지만 왜 피의자는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했을까?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 열심히 살았어야 했다. 빚 때문에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아이를 죽여야만 했을까? 방법이 그것밖에 없었을까? 2천만 원이 한 아이의 생명을 가져갈 정도로 그렇게 큰돈인가? 그 돈이 아이의 목숨 값이라는 게 한없이 슬프다.


 니엘인 어떤 마음으로 봤는지 물어봤다.

" 엄마, 나리 언니 죽인 사람을 신고한 사람이 그 아줌마 아빠래요. 아빠가 딸을 신고한 거예요!"

" 딸이라도 죄를 저질렀으니 신고를 해야지. 아빠가 딸을 숨겨주지 않고 신고한 건 정말 옳은 결정이야!"

" 옳은 결정한 건 맞지만 그 아줌마가 그렇게 된 건 부모님 탓도 있어요! 아이는 엄마 아빠를 보고 배워요. 그 아줌마가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게 했었어야 해요."

이 대답을 듣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지금 엄마로서 본보기가 되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내가 갑자기 말이 없자 니엘이가 한마디 한다.

" 엄만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요. 엄빠( 엄마와 아빠)가 나 잘 키우고 있어요. 가끔은 엄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견딜 만해요."  시크하게 말하는 니엘이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최근에 일어난 정인이 학대 살인사건에 대해 얘기했다.  정인인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로 죽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 엄마, 그 어린 아기를 어떻게 그렇게 때릴 수 있어요? 온몸이 멍 투성이고 뼈도 부러졌요. 정인이가 정말 많이 아팠을 텐데. 대체 왜 입양을 한 거예요? 정인이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기 위해서 입양한 거 아니에요? 전 이해가 안 돼요!"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다. 저 어린아이가 말도 못 하고 견딘 그 시간들이 얼마나 아팠을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저리다.

"엄마 나 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요. 그 아줌마의 엄마는 어린이집 원장님이고 아빠는 목사님이래요. 그럼 인성교육도 잘 받고 컸을 거 같은데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때릴 수 있어요?"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목사와 어린이 집 원장이라는 직업이 우리에게 뭘 말해주는 걸까? 단지 그냥 직업일 뿐이다. 이제는 더 이상 직업이 그 사람의 됨됨이를 말해주진 않는다.


아동학대부터 학교폭력 그리고 왕따사건 등 안 좋은 뉴스를 들을 때마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느낀다. 인성교육은 가정교육에서 시작된다. 나는 아이와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며 아이를 사랑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분노하지 않고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는 부모의 모습을 본 내 아이가 저절로 최고의 가치관 교육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아이의 가치관 변화는 결국 부모의 삶을 통해 시작되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삶을 귀하게 여기며 정성을 다할 때, 아이의 모습도 부모가 원하는 그 모습으로 변한다.  
<출처: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이미지 출처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 피가 잘 수 있게 모차르트 자장가 틀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