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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3. 2023
여기까지 오는데 4년이 걸렸다
진정한 자유란
매번 여행 계획을 세우고 선뜻 떠날 수 없었다. 걱정거리가 너무 많았다. 한 달을 지내려면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 거고 지금 하는 모든 수업을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안 가면 후회할 거 같았다. 돈은 나중에 잘 벌면 되지만 이런 기회는 나에게 다시 올 거 같지 않았다. 다행히도 적금 만기가 돼서 그 돈으로 숙소와 니엘이 학교 등록금을 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돼서 제자들에게 한 달간 화상수업을 할 텐데 괜찮은지 물어봤다. 이렇게 걱정거리와 두려움을 하나씩 줄여나갔다.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심을 하고 나니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코로나 기간 동안 여행을 할 수 없어서 카드 쓸 때마다 마일리지가 적립돼서 치앙마이까지 대한항공 보너스 티켓으로 갈 수 있었다. 이렇게 한가지씩 방법을 찾으며 해결하며 되는데 난 일단 걱정만 했다.
지금 이렇게 감사하게도 치앙마이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다.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고 자그마한 숲과 수영장을 바라보며 모닝커피를 마신다. 한동안 하지 않았던 운동을 여기서는 꾸준히 하고 있다.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짐에서 1시간 정도 운동하고 가끔은 수영장을 걷는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할 정도로 이 삶이 너무 감사하다. 계속 고민만 하고 그 상황에서 결정을 주저하고 있었다면 지금쯤 번아웃이 왔을 거 같다. 이렇게 환경을 바꾸니 생각이 정리되고 뭔가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걱정과 두려움은 과거 경험을 기반해서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그때 해내지 못한 걸 지금은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과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미래의 일은 확신이 없기 때문에 걱정을 만들고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눅이 들어 절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하지만 이건 스스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려운 것뿐이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자신의 왜 그렇게 느끼는지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2019년부터 생각해 왔던 한 달 살기를 4년 만에 행동에 옮겼다. 감사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새로운 길을 찾으며 딸 니엘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