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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Feb 13. 2023

살기 힘들 거예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우리는 다양한 방면에서 상실을 경험한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는 이런 실수를 하는 나 자신을 탓하며 다음부터는 좀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은 극복하기 너무 힘들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내가 너무 사랑한 강아지 몽이가 있었다. 갑자기 아이가 경기를 일으켜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청천벽력과 같은 의사의 말이 이어졌다.  

"살기 힘들 거예요. 지금 너무 아파서 이렇게 두면 아이가 너무 힘들어요. 안락사 생각해 보세요."

이렇게  큰 눈을 떠서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는데 죽을 거라니... 살 수 없다니.. 믿고 싶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다른 병원을 가도 같은 말뿐이었다. 그래도 조금은 경과를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아이는 나질 기미가 없었고 의사의 말대로 아이가 너무 힘들어했다. 아이를 이제는 놓아주어야만 했다.


 아이를 보내고 나서 난 제정신이 아니었다. 수업시간에도 계속 눈물이 나와 강의실을 뛰쳐나왔다. 친구들은 나에게 무슨 큰일이 있냐고 물어봤다. 난 아무 말도 못 하고 계속 울기만 했다. 이렇게 아이의 죽음을 부정하며 이런 사실에 분노하면서 조금씩 인정하게 됐다.


 여전히 이때의 아픔이 너무 커서 강아지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때보다 난 20년을 넘게 더 살았고 상실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게 됐다. 이 경험을 통해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요새 딸 니엘이가 부쩍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지만 계속 안된다고만 했다. 다시 한번 딸과 얘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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