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할 때 정말 다가가기 힘들 정도로 잘생긴 크루가 있었다. 영화에서나 본 조각 같은 인물이 내 앞에 딱하니 서 있었다. 얼굴만 봐도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잘생긴 사람을 코앞에 두고 대화를 나눈 건 처음이었다.
'저렇게 잘생겼으니 본인도 알겠지? 얼마나 좋을까. 저런 얼굴로 살면 어떤 기분일까. 근데 성격이 정말 까칠할 거 같은데. 왕자님 모시고 비행하는 거 아니겠지?'
외모만 보고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 이 친구는 잘생겼는데 사교성도 좋고 일도 잘했다. 아니 그냥 엄친아였다. 완벽한, 아주 이상적인, 다시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였다. 나의 선입견을 완전히 깨트린 동료 덕분에 사람을 절대로 외모로 평가하지 않는다.
솔직히 나의 차가운 첫인상 때문에 승무원 준비할 때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나름 웃으면서 모의면접을 했지만 승객이 편하게 뭔가를 부탁하기 어려울 거 같다고 해서 정말 미친 듯이 거울을 보고 미소연습을 했다. 알고 보면 나란 여자 나름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데 말이다. 하여튼 외모는 단지 곁 모습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