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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Oct 23. 2023

그만 울어요!

아빠랑 생일이 같은 딸

딸 니엘이가 갑자기 엉엉 울면서 나에게 안겼다. 요새 사춘기라서 그런지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고만 생각했다.


엄마, 내일 아빠 생일인데... 아빠 혼자 있어서 외로울 거 같아. 나랑 생일이 같아서 케이크도 매번 내가 원하는 걸로 사고 내가 닭다리 좋아해서 나에게 다 주고 그랬는데 갑자기 그게 고마워지네. 아빠 보고 싶은데 여기 오라고 하면 안 돼? 아빠 지금 너무 바쁜 거 아는데. 근데 왜 이렇게 바쁜 거야? 지금도 지방 출장 간 거지? 아빠 피곤할 텐데  쉬어야 하는데 어떡하지! 걱정된단 말이야. 아빠 보고 싶어!


 갑자기 철이 든 건지 아니면 진짜  단지 감정의 변화인 건지 나도 모르겠지만 니엘이가 우는 모습을 보니 장난은 아니다. 아주 진지하다. 아빠에게 페이스 톡을 했는데 받지 않자 또 통곡한다.


" 엄마, 아빠 피곤해서 벌써 자는 거 같아.
진짜 아빠 잘못되면 어떡하냐고.
아빠 보고 싶어!


아빠랑 통화가 안 되서 서럽게 울더니만 영상으로 생일 축하한다고 한국시간 10월 22일 자정에 맞춰 딱 보내더니 그제야 눈물을 닦고 잘 준비를 다.  아빠 없이 해외에서 생일을 보낸 게 처음이라서 자꾸 눈물이 난다고 했다.  게다가 딸 니엘이와 남편이 생일이 같아서 매번 같이 생일 파티를 했는데 아빠가 없으니 허전한가 보다. 그러더니 니엘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걱정스럽게 말했다.


" 엄마, 난 아빠랑 생일이 같아서 정말 좋았는데 만약에 아빠가 죽으면 생일 때마다 아빠 생각나서 너무 슬플 거 같아. 아빠가 내 옆에 평생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 왜 나를 이날 낳았냐고! 하루라도 늦게 낳던가 빨리 낳지!


갑자기 나에게 화살이 돌아왔다. 딸 니엘이는 예정일 보다 일주일이나 빨리 나오게 되면서 남편과 같은 날 태어나게 됐다. 뜬금없이 왜 10월 22일 날 낳았냐며 화를 내는 딸을 보니 억울하긴 하지만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게 조금씩 삶과 죽음을 알게 되고 아빠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느끼나 보다.


 여기까지 나올 때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일단 결정한 거 되돌리기가 어려웠고 니엘이가 원했기 때문에 한국을 떠나게 됐다. 여기 온 지 2주가 넘었다. 생각보다 여기 생활과 학교에 잘 적응하는 딸이 대견스럽다. 아빠 없이 해외에서 보낸 생일날, 딸 니엘인 아빠의 사랑을 느끼며 친할머니에게 아빠를 낳아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렇게 딸 니엘이가 이쁘게 바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행복하다. 나는 딸 니엘이에게 반려식물을 선물했다. 니엘이가 리프( 반려식물이름 )를 잘 키우길 바라며!

 니엘아! 우리 여기서 한번 멋지게 잘 살아보자! 아빠 니엘이 보러 곧 올 거니까 그때까지 우리 힘차게 파이팅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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