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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Aug 05. 2023

거기 있었는데.. 3시간 전에...

 6월 말 화요일에 코로나 재감염돼서 토요일까지 격리권고받고 그다음 날 미국출장이었다. 하루 쉬고 바로 기업통역으로 4일간 일하면서 화상수업에 그날까지 겹쳐서 정신을 붙들어 매고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렇게 일을 잘 마무리하고 나니 턱주의에 여드름이 눈에 보였다. 없어지려니 하고 기다렸는데 한 달이 지나도 호전이 없어서 이날 바로 칼부림 있었던 당일  서현역 근처 피부과에 갔다. 아마 서현역에 간 게 3년 아니 4년 만인 거 같다.


 여드름관리받고 나와서 나온 김에 쇼핑하고 AK백화점에 갔다. 좋아하는 스타벅스 리저브가 보였다. 아마 수업이 3시에 없었다면 여기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을 거다.



 

수업을 하고 있는데 딸 니엘이가 학원 다녀와서 스터디룸에 들렸다.


엄마, 서현역 칼부림 났다는데 알아요?
내 친구 지금 거기 있는데 진짜 장난 아니래요!


 

순간 잘못들은 줄 알았다. 서현역 방금 내가 있었던 곳인데. 나도 AK백화점 거기 바로 시계탑 근처에 있었는데... 정말 사람의 생사는 알 수 없구나. 유동인구가 그렇게 많은 그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 단지 피해자분들은 단지 거기에 일이 있어서 아니 단지 근처가 집이라서 그곳을 그냥 지나갔을 뿐인데... 뉴스를 보는데 정말 끔찍한 광경에 세상이 왜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지, 대체 뭐가 문젠지 마음이 아프고 쓰렸다. 왜 이렇게 안 좋은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데도 국가는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고 무고한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걸까. 



 오늘 강남에서 수업이 있다. 강남뿐만 아니라 여러 장소가 칼부림 예고 지역으로 나온다. 언제까지 불안해야 할까. 그나마 우리나라는 안전한 나라 아니었나. 카페에 노트북을 놓고 잠깐 자리를 비워도 가져가지 않는 신뢰가 있는 사회였는데 이젠 아마도 믿을 수 없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칼을 꺼내서 찌를 수도 있다. 누군가를 의심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는 너무 불안하다.


 뭔가 분명 변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 이런 일을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구체적이고 강력한 법적인 조치와 규제가 필요하다. 이젠 칼부림사건이 제발 일어나지 않기를, 모두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진심으로 두 손 모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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