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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Jul 10. 2023

단지 한마디했을 뿐인데

타인의 미소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침에 독서모임이 있어서 수원역에 갔다. 토요일이라 정말 사람이 많았다. 한 시간 동안 전철 안에 있다 보니 시원하게 아이스커피를 벌컥벌컥 마시고 싶었다. 근처에 카페가 있어 바로 가보니 점원 한분이 빵을 정리하고 계셨다. 너무 바빠 보여서 머뭇거리는 사이에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점원분을 급하게 부르셨다. 아저씨가 주문하시고 나서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아주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점원에게 소리치듯 물어봤다.


아가씨, 여기 나가는 문 어디야!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점원분도 일하다가 바로 오셨는데 주문도 아니고 길을 묻는 거라 약간 지쳐 보였다. 아저씨가 조금 매너 있게 물어보셨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원역처럼 큰 전철역에 있다 보니 손님 외에도 이렇게 질문하시는 분이 많을 거 텐데 일하랴 질문답하랴  진 빠질 거 같다. 짜증이 났을 텐데도 점원분은 아저씨에게 어떻게 나가는지 알려드린 후 나에게 주문을 받았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건네주고 점원분은 다시 가게 안으로 빵을 정리하러 들어다. 그때 난 밝은 미소로 크게  점원분에게 이렇게 말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특별하지 않은 너무나 단순한  말이지만 그 말을 들은 점원은 활짝 웃으며 감사하다고 했다. 힘들어 보였던 점원의 웃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기분이 좋아졌다. 그분의 미소가 정말 아름다웠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이 말 덕분에 점원분 뿐만 아니라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타인의 미소를 보는 게 이렇게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오랜만에 느꼈다. 점원분의 밝은 미소 덕분에 이런 말을 용기 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카페에 가면 커피테이크 아웃하고 난 후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이 말도 함께 해야겠다. 누군가의 미소를 보면 내가 더 행복해지니까.  그분의 미소 덕분에 하루를 더 행복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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