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토바이 천국이다. 2023년 치앙마이에 한 달 살기를 하려 왔을 때는 오토바이를 타는 건 상상도 못 했다. 오토바이는 일단 사고가 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무서워하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 한 달이 아니라 여기서 지내야 하니 혼자일 경우는 승용차보다는 오토바이를 타는 게 훨씬 경제적이었다. 시작이 어려웠지 여러 번 타다 보니 익숙해졌다. 처음 탔을 때는 무서워 계속 긴장해서 좌석 뒤에 있는 손잡이를 꽉 잡고 목적지까지 갔다. 그러다 보니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아플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능숙하게 타며 즐기기까지 한다.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다. 안전이 우선이니 꼭 헬멧을 쓰고 매연이 심하니 마스크를 하고 가방은 앞으로 멘다. 비 올 때 비 맞으며 타는 오토바이도 꽤 매력 있다. 한국에서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하며 희열을 느낀다.
치앙마이는 대중교통이 그리 발달되지 않았고 승용차는 너무 비싸기 때문에 오토바이는 그들의 다리이다. 남녀노소 모두 오토바이를 탄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저씨와 아주머니 그리고 교복 입은 학생들까지... 문화충격이다. 오토바이 면허증은 고등학생부터 가능한가 보다. 오토바이로 등하교하는 친구들을 봤다. 한국에서는 할머니가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모습을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여기서는 언제든지 볼 수 있다. 그냥 일상이다.
혼자 이동할 때면 무조건 오토바이를 부른다. 혼자 승용차를 타고 가는 건 사치로 느껴진다. 나에게도 꼭 필요한 교통수단이 됐다. 교통체증 없이 빨리 갈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니 나에게는 고마운 존재다. 오토바이 운전자의 끼어들기는 능숙해서 거의 묘기 수준이다. 약간의 공간도 허락하지 않고 승용차 사이사이를 비집고 최대한 최단거리와 최단시간에 고객을 목적지로 데려다 주기 위한 그들의 노고에 감사할 뿐이다.
태국면허증도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난 여기서 운전하기 힘들 거 같다. 한국에서 운전을 잘했다면 여기서도 충분히 했겠지만 운전자 좌석도 반대라서 엄두도 못 내겠는데 오토바이가 갑자기 끼어들기를 하면 순간 당황할 거 같아서 자신 없다. 주변에 교통사고 난걸 몇 번 목격하다 보니 여기에서의 운전은 더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친구가 운전을 가르쳐줘서 집 주변을 운전해 봤다. 운전자 좌석이 오른쪽이라서 조금 헷갈렸지만 조금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계속 신경 써서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극도로 피곤해졌다. 그냥 난 편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게 나을 거 같다. 딸 니엘이는 엄마가 운전하기만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지만 내 딸과 나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여기서는 볼트( 우버와 같은 차량서비스)의 충성고객으로 남아야 할거 같다. 난 그냥 여기서는 오토바이를 쭉 타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