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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Jul 21. 2024

시간은 가고... 나아진다...in Pai

한 번은 빠이를 꼭 가보고 싶었다.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혼자 왔다.

편한 마음으로 온건 아니다.

나를 위해 힐링하는 시간이 간절히 필요했다.

나도 살아야 하니까

살아가야 하니까...


마음이 무겁고 아프고 저리기까지 했다.

한동안 머리가 너무 아팠고

무기력했다.


내가 쓸모없는 인간처럼 느껴졌다....

약을 먹어도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정신이 무너지니 체력도 무너졌다.

그래서 더 악을 쓰고 버티려고 노력했다.

버티고 버티다 보니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두 달간 너무 힘들어서

세상 탓

사람 탓 하면서

몸과 마음이  극도로 지쳤다.


왜 하필 내 딸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인간은 영약하고 극도로 이기적인 존재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특히 나와 니엘이를 처참하게 만든 

선교사 가족에 대한 미움과 분노

종교인에 대한 환멸

여기에 묻어두고 싶다...


나에게 처해진 일은

누군가에게 기대서도

약간의 도움을 바라는 것도 사치라는 걸 알았다.


이런 와중에 걱정해 주며 기도해 주신 분들의 사랑 덕분에

쓰러져 가는 날 다시 일으켰고

끝까지 니엘이를 지킬 수 있었다.


진심 어린 배려와 사랑이

나를 일으키는 마중물 역할을 했고

내가 니엘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며 행동으로 옮겼다.


어느 정도 일이 마무리가 됐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대로 해결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난 최선을 다했다...

모든 시간과 체력 그리고 정신과 혼을 다 갈아 넣었다.


내가 영어를 배운 이유도

이번 사건 때문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태국에서 한국인과 일어난 일이니

무조건 의사소통은 영어인데

영어를 할 수 없었으면 어땠을까.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으니

누군가가 통역을 해주면 무작정 다 믿어야만 했을 텐데

그렇다고 번역기를 돌려서 소통하는 건 한계가 있으니

당연히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없을 테고

그럼 내가 원하는 말을 전달할 수 없으니

그들이 내린 결정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했을 수도 있으니까


영어를 할 수 있어서 이렇게 감사한 건 처음이다.

내 딸을 지키기 위해서 먼 들 못할까

하지만 언어는 한순간에 익힐 수 없으니까

진심 배워두길 잘했다.


니엘이는 한국에서 힐링하는 시간을

나는 여기 빠이에서 보내고 있다.

 

커피 마시고

하동균 님  from Mark 무한 재생하고

재즈라이브연주 듣고

마사지도 받고

투어도 가고

온라인 수업도 하고 

요가하고

책 읽고

명상하고

계획하고

생각하고

멍 때리고

가끔은 걱정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힘들고 아픈 시간은  천천히 가지만

이런 시간들은 가속도가 붙나 보다.

벌써 치앙마이로 돌아갈 시간이다.

그래도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나에게 선물과 같았던 빠이에서의 4박 5일


좋은 일만 생각하기에도

시간은 한정적이다.

더 이상 쓸데없는 인간들 때문에

나에게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두 달, 너무 아까운 시간을 버렸다.

하지만 난 그 시간들 때문에 세상을 다시 직시했다.

정신을 바짝 차렸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을 했고 성찰했다.

인간은 아픈 만큼 더 강해지고 성숙해지나 보다...


멋지게

가치 있게

행복하게

긍정적으로

내가 원하고 그리던 삶을 살기로


나는 믿는다.

Everything is gonna be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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