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니작가 Jul 31. 2024

전공이 뭐예요?

전공의 정의

무슨 과를 나온 게 전공이 아니라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잘하고 오랜 경험이 있으면
그게 바로 전공입니다.


#공부란무엇인가
#한근태



전공을 물어보면 왜 난 이렇게 작아지는 걸까?

4년간 대학을 다니면서 난 전공을 공부했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수업에 참여했다. 졸업은 해야 하니 출석은 해야 했으니까. 1학년때는 신입생이니 열심히 놀았다. 성적을 보니 더 이상 화학을 공부하는 건 무리였다. 화학보다는 생물이 나에게 더 적성에 맞았다. 2학년 때 편입준비를 했다. 학점관리를 잘했어야 하는데 난 전공필수인 실험까지 빠졌다. 아무리 영어와 수학을 잘 봐도 학점비율이 높아서 그 차이를 채우기 어려웠다. 망했다. 3학년이면 전공심화과정을 배워야 하는데 일반화학도 잘 못하는 내가 그걸 해야 할 생각을 하니 덜컥 겁이 났다.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싶었다. 좋게 말하면 도전이지만 솔직히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었다. 


 휴학계를 내고 시드니에 갔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었다. 기회가 되면 호주에서 공부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IMF로 난 다시 한국에 돌아와야만 했고 학교에 복학해야만 했다. 2년간 나름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도 받았다. 하지만 그전 2년간 바닥을 깔아놓은 점수 때문에 죽어라 2년간 공부를 해도 총학점을 올리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쨌든 화학을 전공으로 졸업은 했다. 하지만 화학에 대해 아는 건 없다. 당연히 전공을 살리는 일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대학교 4학년 때 교수님이 내가 영어를 좀 한다는 이유로 외국계 제약회사에 지원해 보라고 하셨다. 추천은 감사하지만 그 회사를 위해서라도 난 양심상 지원할 수 없었다. 정말 아는 게 없었으니까...


이젠 점수 맞춰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전공이 아니라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관광학과와 영문학을 방송대에서 복수 전공했다.  역시 원하는 공부를 하니 더 집중해서 즐겁게 할 수 있었고 3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 지금은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딸 니엘이를  어떻게 대하며 교육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 청소년교육을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전공은 가장 오랜 시간을 투자한 승무원면접코칭이다. 강의 경력이 10년 됐을 때 '승무원합격코칭'책을 출간했고 지금도 여전히 예비승무원을 온라인으로 만나고 있다. 6년의 승무경력과 14년 차 강의경력이 나를 프로로 만들었다. 거의 20년의 시간을 투자한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승무원면접관련해서 질문을 하더라도 난 자신 있게 답할 준비가 돼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단 내가 먼저 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