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필요한 건 커리어 스펙말고 인생 스펙.
사람이 죽기 전 가장 후회하는 5가지는 뭘까?
1.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진정한 '나 자신'으로서 살지 못했다.
2. 직장 일에 너무 바빴다.
3. 진심을 표현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4. 친구들과 연락하지 못했다.
5.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지 못했다.
- 책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5가지>에서, 브로니 웨어
왜 사람들은 죽기 전 후회하는 것들이 비슷할까?
죽기 전 후회하는 것들이 비슷한 걸 알면서도, 왜 비슷한 실수를 할까?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의 큰 이유는 '나를 증명하기에도 바쁜 인생이라서' 일 것이다.
개인의 탓보단, 그런 사회적 분위기인게 크다.
인간이 가진 여러 욕구 중 하나는 인정 욕구인데, 이를 채우기 위한 방법과 수단이 일단 한정적이다.
사회에서 인정하는 출세, 성공에 대한 정의가 좁기에 이 정의를 충족하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증명하기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살다가 뒤돌아보니 인생의 절반 이상이 흘러있을 것이고.
나의 경우 문득, 나를 증명해야하는 게 질리는 시점이 왔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대학 입학 직후부터 그랬다.
그 이유는 다양한데 가장 큰 이유는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 를 위해 쌓는 경험, 과정들이 그다지 재미가 없어서다. 그 결과에서 얻는 인정이 뿌듯하긴 하겠지만 꼭 그 길로 가야하나? 하는 의문이 크다.
어떻게 내 인생이 흘러갈지 모르겠다만, 지금은 그냥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일, 하고 싶은 경험, 도전을 하며 재밌게 살고 있다.
모든 것을 증명해내야한다. 특히 커리어 시장에서는. 나의 학위, 자격증, 커리어 성과, 기술 등.
아, 인생 스펙은 굳이 증명할 필요 없다. 다 좋은 경험들이긴 하지만 그거 말고 면접에서는 커리어 스펙만이 필요하다. 인생 스펙이라면 쉽게 말해 커리어와 관련없는 경험, 도전들.
(물론 커리어와 잘 연관시켜서 그럴싸한 스토리를 만들 수는 있겠다. 그래도 한계가 있는 걸.)
물론 회사에서는 단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적합한 사람을 뽑기 위해 그러한 것들을 요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회사가 아닌 개인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막상 커리어를 위해 따놓은 스펙들이 껍질에 불과한 것들도 많고, 정작 그런 경험들로 만족스러운지를 물었을 때 글쎄.. 만족하는 경우는 적어도 내 주변에는 흔치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하니까, 해야하니까, 이 방법 밖에 모르니까, 남들 다 하는데 나만 안하면 불안하니까, 그래서, 그렇게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 비슷한 길을 걷게 된다.
누구나 알만한 대학, 기업에 들어가려 애쓰고, 그 과정에서 참담한 실패도 맛보고,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얻어서 나름 소소한 해피엔딩.
인생에 최선을 다하지만, 뭔가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 그렇지만 이런 게 인생인걸! 하고 생각하며 굳이 후회하지 않으려 애쓰는 인생.
스스로에게 한번쯤 물어보자.
지금 행복한가? 이대로 죽어도 후회없나? 현재 나의 길이 내가 행복해지는 최선의 선택이었나?
후회없이 살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주변 친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항상 느끼는 건, 막상 하고 싶은 경험들과 도전들이 있는데 용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경험, 도전이라면 정말 당장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 포함이다. 예를 들어 커리어와 관련 없는 배우고 싶은 운동, 음악, 스카이다이빙 같은 액티비티, 여행 등이 있을 것이다. )
그것들을 하도록 격려해주는 환경을 만나지 못했어서일까? (그렇다에 한표를 던져본다.)
막상 지금은 내 커리어 스펙을 쌓는 게 우선순위이므로, 이런 인생 스펙들은 계속 뒤로 미뤄지게 된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가 들면서 더 그 경험들로부터 멀어지기 쉽다.)
물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잘 꾸리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격려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진짜 인생 스펙을 쌓을 수 있는 환경. 그리고 그것을 격려하는 환경.
내가 행복하고 하고 싶은 걸 하는데 그걸로 인정도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굳이 누군가의 기준에 맞춘 스펙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면 얼마나 좋을까?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커리어를 위한 경험 말고, 내가 진짜 행복할 수 있는 경험, 죽기 전 후회없을 경험을 할 수 있는 사회.
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며 허황되고 철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 어쩔 수 없고.
결론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기준 아래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인정받는 사회, 죽기 전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는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고민하고 만들어나가고 싶다.
이를 위해 뜻이 비슷한 사람들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보고 시도를 해봐야겠다.
사실 이것을 주제로 최근 사이드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는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분도 생각이 비슷하여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다음 번에 이것저것 시도해볼 생각이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 있음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오늘 내 생각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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