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6박7일 250km 달리는데, 참가비가 512만원…?

D-186 퇴사 후 사하라 사막 마라톤 도전기

by 찐파워
사하라 사막 마라톤 신청 사이트 화면

8년 전부터 버킷리스트로 품고 있었던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드디어 나가기로 결심했다.

24년 4월에 열리는데, 현재 6개월 정도 남은 시점이다.

내가 나가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정식 명칭은 MDS(Marathon Des Sables)다.

6박 7일동안 250키로를 달리는 코스다.

참가비는 무려 512만원…(너무해)


물은 엎질러졌다. 내 512만원...

유로로는 3540 유로였는데, 한화로 결제된 내역을 보니 512만원이 찍혀있더라.

환율이 진짜 많이 올랐다…


내가 마라톤을 도전하는 이유는 단순하지만은 않다.

이번 마라톤은 내 꿈을 위한 첫 디딤돌이 되어줄 친구다.

지난 10년간의 진로 고민 끝에 나는 ‘피트니스계의 싸이’ 가 되기로 했다.

‘피트니스계 싸이’ 라는 단어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 꿈에 대해 이야기할때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위해 생각해낸 표현인데 직관적으로 잘 지은것 같다. (뿌듯)


더 확실한 단어로는 ‘글로벌 피트니스 아티스트’가 될 것이다. 내가 생각해낸 미래의 나의 직업이다. 그리고 나만의 콘서트를 기획하고 무대에 서는 것, 그리고 이를 글로벌화하는 게 현재의 최종 목표다.


선천적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타고난 나는, 평소 나와 가수 싸이의 에너지가 참 닮아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싸이는 연예인으로서 본인이 주목을 받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그 현장에 온 사람들이 모두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도록 리드하고 에너지 넘치는 현장을 만드는 것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


나는 연예인의 길은 맞지 않고(외모, 춤/노래가 주 관심사 혹은 특기가 아님),

다만 나만의 에너지 넘치는 무대, 현장을 꾸미고 싶은 꿈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싸이만큼, 혹은 그 이상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시킬 자신이 있다.

그래서 나만의 무대를 꾸미고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길을 한참 고민하다, 내가 가장 관심있고 꾸준히 해왔던 영역인 ‘피트니스’와 결합하는 방법을 생각해내었다.

대학교 때 3년간 응원단으로 활동하고 응원단 부단장 이력이 있는데, 이때 2만명 앞에서 내 에너지를 분출하고 또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내 에너지를 전염시키고 같이 미친듯이 뛰어노는 그 순간이 참 행복했다.

응원단 부단장 당시 팜플렛 촬영. 출처: Dicachoo

암튼. 이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길어지는데.

이 꿈을 찾기까지 많이 괴로워했고, 찾고 나서는 기쁨의 눈물까지 흘렸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성공, 실패 여부를 떠나서 그냥 이 길을 걷는 자체가 상상만 해도 기뻐서 눈물이 났다.

평소 행복하거나 아무리 벅차도 눈물 한방울 안나던 나인데, 또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하고 생각할 정도로 이례적인 감정이었다. 그래서 이 길에 더 확신이 생겼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에게 전율이 느껴지고 간절한 꿈이 생겼다.

피트니스계 싸이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이제 막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겪게될 수많은 시행착오 중 첫번째 시행착오가 되어줄 친구가 바로 ‘사하라 사막 마라톤’이 되었고!

친한 친구들에게 밥먹듯이 "나 언젠가 사하라 사막 마라톤 나갈거야!" 하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 버킷리스트가 내 꿈과 이렇게 연결될지는 몰랐다. 인생은 참 재밌다.


지난 주말에 사하라 사막 마라톤 신청을 했다. 일부러 나를 각성시키고 더 열심히 하려는 마음에서 일시불로 결제했다. 512만원. (어우 너무 비싸긴 하다.)

막상 신청은 했는데, 어떻게 훈련해야할지 감이 안온다. 막막하다.

임희선 작가님의 ‘사막을 달리는 건 어때?’라는 책을 정독했다.

운동장을 한바퀴 돌아본 적 없는 사람이 6개월 준비해서 마라톤을 나가다니. 참 위안이 되는 책이었다.

10월이 가기 전에 사하라사막 마라톤 경험이 있는 선배들을 적극 찾아나서서 조언을 구해야겠다.

일단 훈련을 어떻게 해야할지 매우 막막하지만, 시작은 해야하므로...

이번주는 매일 아침 10키로씩 런닝 머신을 뛰는 걸로 일단 체력을 끌어올려야겠다.

그리고 나는 원래 헬스인이라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왔고, 또 최근 파워리프팅에 입문했는데 지금껏 하던 대로 근력 운동도 주 3-4회씩 꾸준히 해줄 예정이다.

파워리프팅 입문했어요. 꿀잼. 내년 3대 300 도전!

10키로씩 뛰는 것에 익숙해지면, 20키로, 30키로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사막에서 20키로 넘는 내 짐을 들고 뛰는 걸 대비해서 책 여러권 가방에 넣고 뛰는 연습도 시작할거다.

첨부터 너무 무리하지 말고. 하나씩 부지런히 시행착오를 겪어보자.

다치지 말고 내자신 파이팅!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파이팅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jyjy0125/34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순식간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