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8 퇴사 후 사하라 사막 마라톤 도전
상상 속의 공포는 현실 속의 공포보다 크다. - 셰익스피어
위 문장은 내가 좋아하는 명언 중 하나다.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는 도전들이라 하더라도,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할만한 경우가 대다수다.
이번 하프 마라톤도 그랬다.
하프 마라톤 뛰기 전날인 어제, 잠자리에 들면서 생각했다.
‘아 내일 대회 취소 되었으면 좋겠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서 날씨를 확인했다.
‘영하 3도.’
'아… 춥겠다. 침대에 누워서 귤 까먹으면 딱인데.'
일어나서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복장 준비를 미리 안했던 터라, 뭘 입을까 고민하다 아래처럼 입었다.
상의: 기능성 반팔티 + 히트텍 + 주최측 반팔티 + 나이키 얇은 후드티
하의: 나이키 조거
모자
스마트 워치
장갑 (실제 뛸때는 불편해서 빼고 뛰었다.)
옷을 너무 허술하게 입었나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체감 날씨가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당일 하프 마라톤 출발 소리가 울리기 전까지 머릿속에는 걱정 한가득이었다.
‘내가 잘 뛸 수 있을까?’
‘최근 15km 처음으로 뛰어봤을 때 생각보다 힘들던데.’
‘힘들어서 걷더라도 완주만 하자...’
과연 그 결과는?
(두구두구두구)
하프 마라톤 완주 성공!
기록 2시간 12분, 평균 속도 6.25를 기록했다.
내가 잘 뛸 수 있을지 걱정했던 마음과 달리, 생각보다 쉽게 하프 마라톤 완주를 했다. (대박!)
대회 종료 시간까지 공식적으로 3시간 30분이 주어졌었다.
‘솔직히 그 안에 내가 완주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던 터라,
2시간 12분 만의 완주는 적어도 나에게 놀라운 기록이었다!!
오늘 하프 마라톤 완주를 하면서 느낀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이대로만 잘 훈련하면 내년 사하라 사막 마라톤도 문제없이 완주할 수 있겠다.
스스로의 체력을 과소 평가했던 것 같다.
지금 사하라 사막 마라톤이 5개월도 안남은 시점인데,
며칠 전 8km만 달려도 힘든 내 자신을 보며 막막한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오늘 첫 하프 마라톤을 뛰고 나니 자신감이 크게 상승했다.
오늘 마라톤 경험은 다음 달에는 30km, 내년 1월에는 풀코스를 꼭 도전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오늘 마라톤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내 페이스에 맞춰서 한번도 쉬지 않고 달렸다는 것이다.
마지막 19km 지점에서 사람들이 힘들었는지 갑자기 다들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뛰면 힘내서 같이 뛰게 되듯이, 반대로 걷는 걸 보니 나도 너무 걷고 싶고졌다.
그래도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에 끝까지 이 악물고 달려서 완주에 성공했다.
고생했다 내 자신!
오늘 하프 마라톤을 뛰었을 때 구간별 내 머릿속을 돌아보면,
1-4km - ‘오 벌써 힘든데?;;’
4-5km - ‘와, 아직 5km 도 못갔네.’
5-19km - (편-안)
19-20km - ‘슬슬 힘드네.. 얼마 안남았으니까 좀만 더 힘내야지.’
처음이 오히려 힘들었고, 5km 지나는 지점부터 내 페이스를 찾으면서 편안하게 뛸 수 있었다.
발은 계속 움직이는데 숨은 그닥 차지 않고, 머릿속엔 아무 생각이 안드는 그런 상태로 쭉 뛰었다.
계속 뛰기만 하면 지루하니까, 마주 오는 사람들을 보며 혹시 내가 아는 얼굴이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복장을 어떻게 입었는지 관찰하기도 했다. 아는 사람 마주치면 “파이팅!!” 외쳐줄랬더니 한명도 안보였다.^^
그렇게 완주를 하고 나서, 같이 마라톤 완주한 회사 동료 샐리랑 뜨끈한 설렁탕을 먹고 집에 왔다.
샤워하고 침대에서 낮잠 한 시간 순삭했다. 오늘 뛰느라 피곤했나보다..ㅋㅋㅋㅋ
이제 다음주부터는 가입한 러닝 크루 모임에 조금씩 나가서 같이 뛰어 보고,
또 무게를 지고 빠르게 오래 걷는 연습을 단행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오늘 하프 마라톤 미션은 깔끔하게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