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나를 낮추는 것이 아니다.
“엄마, 엄마는 ‘겸손하다’는 게 무슨 뜻인거 같아?
나는 처음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겸손은 ‘나를 낮추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항상 나를 낮추면서 겸손하려고 했는데 가끔은 이게 맞는 건지 헷갈려. 나를 너무 낮춘 나머지 스스로 위축되기도 하고, 또 더 당차게 행동하려다가도 머뭇거리기도 해. 혹시나 너무 자만해보일까봐. 겸손하면서 나 그대로 자신감있고 당당할수는 없는 걸까?”
“엄마는 겸손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너 말대로 나를 일부러 낮추려고 하다보면 스스로 위축되기도 하고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기가 어렵지. 근데, 항상 내면에 상대방을 존중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겸손해지지 않을까?"
엄마와의 대화를 나누고서 비로소‘ 겸손’의 의미를 진정으로 깨달았다.
겸손의 진정한 의미는 ‘나를 낮추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 하는 것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누구나 어떤 상황이든지 본인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겸손해질 수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면 자기 중심적인 성향보다 이타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본인의 인생만큼 상대방의 인생을 존중해주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므로.
겸손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당차게 나답게 행동하면서도 겸손할 자신이 생겼다. 문득 겸손의 사전적 정의가 궁금해 찾아보니 다음과 같더라.
「겸손: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음.」
엄마와의 대화를 나눈 이후에 찾아본 정의인데, 남을 존중한다는 얘기가 사전적 정의에도 들어있어 놀라웠다. 동시에 이 실제 정의를 보면서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음’이라는 설명은 사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을 존중하는 마음 아래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 역시 자연스럽게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오히려 이 애매한 표현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낮추려는 태도를 보이며 겸손이 무엇인지 헷갈려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겸손의 정의는 ‘어느 상황에서도 남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닌 것’이다. 이 소중한 깨달음을 선사한 우리 엄마에게 큰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어느 상황에서나 당차고 적극적이되, 남을 존중하는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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