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이것은 꼭 해보고 싶다’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내게 생소한 것들이거나 전공과 아무 상관이 없는 새로운 영역 위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말이다. 약사로서 글을 쓴다거나, 평균 키로 태어나 옷과 패션을 소개한다거나, 컴맹이면서 약, 기타 관련 영상을 제작한다거나..... 그러나 이상과 현실을 다르더라. 발을 살짝 들였다가 어설프고 익숙하지 못해 혼자 멋쩍어하며 그만둔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All or Nothing - 신경이나 근섬유가 역치 이하의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실무율을 공부하며 인체의 신비에 감명을 받았는지, 나는 내가 세운 기준에 부합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나름 양질의 매체가 나오려면 다양한 장비, 도구, 소품 등이 필요할 것인데 그렇게 투자하기까지 고려해야 할 경제적 상황, 시간적 여유, 절대적 재능 등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그래도 글을 쓰는 것은 오롯이 나만의 정신적, 물리적 공간에서 진행되는 것이기에 제약이 적은 편이다. 준비물도 태블릿 PC 한대면 되기에 부담도 없다. 카페, 집, 도서관 등 어디서든 가능하다. 다만 영감의 분출력과 그 출처가 중요할 뿐. 일을 쉬면서 쓴 몇 토막의 글을 계속 다듬으면서 궁극적으로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목표다. 글은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에 공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물론 다수가 공감하는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이 떠오르고, 생각이 연결되어 문장과 글로 나타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과정은 0차원의 점에서 3차원의 도형까지의 여정이다. 그 글이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이 된다면 시간 축이 추가된 4차원의 세계일 테고. 아직은 점과 점을 잇는 선 그리기도 어려운 수준이지만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이 모든 것의 전제조건은 하나님의 나라의 영광을 높이는 일이 되어야 한다. 결국 내가 글을 쓰는 것도 글을 통해 주님을 드러내는 일에 쓰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 길은 좁은 길이다. 삶의 올바른 목적과 가치를 찾아 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나의 작은 글귀가 빛과 소금 같은 존재가 된다면 그것만큼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쓰고 또 쓰려고 한다. 나를 위해서도, 세상을 위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