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선생님의 선물

by 장윤경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평생학습센터에서 탁구를 친다. 탁구를 시작한 지 벌써 6년이나 되었다. 아주 잘 치지는 못하지만 제법 한다. 생활 스포츠로서 탁구는 아주 괜찮은 종목이라 생각한다.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할 수 있고, 날씨에도 구애받지 않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어서 좋다.


4월부터 탁구실전반 총무를 맡고 있다. 자의가 아니라 거의 떠밀리다시피 직분을 맡았다. 그냥 편하고 자유롭게 있는 듯 없는 듯 탁구를 즐기고 싶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하루 쉬고 싶으면 내 마음대로 쉴 수도 있고, 조금 늦게 나갈 수도 있는데 그럴 수도 없게 되었다. 자원하는 마음으로 맡은 게 아니라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지만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기쁘게 봉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청소 당번 계획표를 짜서 붙이고, 원래는 회장과 총무는 청소 당번에서 면제되는 혜택이 있는데 내가 1번으로 내가 청소를 하고 본을 보였다.


분기마다 추첨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새로운 회원들도 있었다. 기존 회원들이야 원래부터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서로들 알아서 잘 지내지만 신입 회원은 탁구대가 빌 때까지 뻘쭘하게 앉아있기도 한다. 새로 보는 얼굴인데 고 선생님이 수업 시간이 채 끝나기 전에 집에 가시려고 주섬주섬 가방을 챙겼다. 같이 조금 치다 가시라며 함께 게임을 했다. 그랬더니 그게 참 고마우셨던 모양이다. 지난 주 목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화요일이 되자 청소 당번이신 고 선생님은 9시부터 나와서 청소를 하고, 탁구를 치고 계셨다. 나를 보시더니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 건네셨다. 2달러짜리 지폐와 웬 글이 적혀있는 종이였다. 아무에게나 주는 게 아니고 특별한 사람에게만 준비해서 주는 거라는 말씀도 덧붙였다.


순간 당황스럽기도 해서 안 받으려고 했지만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아 극구 사양할 수만도 없었다. 집에 가서 읽어보라고 하셨는데 이제야 가방을 열어 읽어보았다. 2개의 에피소드가 적혀 있었다.


'행운과 사랑의 2달러'. 총무로서 신입 회원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걸 고맙게 생각한 고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신비의미화2달러지폐

#사랑의미화2달러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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