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감동과 함께..
"Queen", 여왕.
영국의 두 번째 여왕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많이 들었던 록밴드이지만 잘 알지 못하는 그룹이다.
그중 리드보컬인 프레디 머큐리가 퀸의 멤버이자 친구이며 가족인 멤버들과의 만남 이후 일생을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12월의 첫날 조조로 봤다.
언제부터인가 노래의 제목, 가수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아마도 대학시절 교수님이 필요 없는 정보는 기억하지 않는다는 말이 그 당시에는 왜 그리 멋졌는지 그 이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선택적 기억상실? 노래의 제목도 나에게는 그렇게 생각되었나 보다.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기억되는 것이니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르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내가 아는 음악들이 계속 흘렸다. ‘Bohemian Rhapsody’,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 ‘Love Of My Life’, ‘Don’t Stop Me Now’, 'Ma, Ma'....
모두 퀸의 음악이다.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고,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이곡들이 모두 그들의 음악이라는 것도 그제야 알았다. 한 그룹의 음악을 이렇게 많이 알고 있었나?
프레디 머큐리는 파키스탄 이민자로 조로아스터교를 믿는 가족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조국을 뒤로하고 영국에서 정착한 이민 1.5세대다. 그런 그는 주변의 인종차별등을 견뎌야 했고 아버지와의 불화도 있었던 것 같다. 영화는 그가 라이브 에이드의 공연장으로 들어가 관객에게 손을 흔드는 장면부터 시작하고 그 공연으로 끝을 맺는다. 가장 화려했고 강렬했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리라.
공항의 하역 노동자로 일하 던 프레디는 원래의 이름으로 인해 차별받는 자신이 싫었는지 이름을 영국식으로 바꾸고 아버지와 대치한다. 그리고 클럽에서 한 그룹이 노래하는 것을 보고 그들을 만나러 나간다. 그 길에 메리 오스틴을 만난다. 그리고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다.
보컬이 팀 탈퇴 선언을 하여 팀을 해체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 앞에 프레디가 다가가 보컬이 필요하면 함께 하자고 한다. 그들의 첫 만남. 아무 일이 없던 듯 스치고 지나가는 찰나와 같은 순간이다.
이후 그들은 클럽에서 함께 활동하고 프레디는 메리를 만나 사랑을 키우며 팀명을 퀸으로 바꾼다. 프레디는 대학의 축제들을 전전하며 공연하는 그들에게 앨범을 발매하자고 제안한다. 그들의 이동수단인 낡은 차를 팔고, 서로 모아두었던 돈을 합하여 데모 앨범을 제작 한다. 녹음실에서 앨범을 녹음하는 시간 기획사에서 녹음실에 들어와 그들의 곡을 듣고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다.
그것이 퀸이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된 첫 앨범이다. 이후 그들의 앨범 작업과 갈등이 전개된다.
프레디는 양성애자다. 메리를 사랑하지만 동성에게 느끼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그리고 메리에게 고백한다. 자신은 양성애자라고..
그들이 성공을 거듭하면서 프레디는 저택을 구입하고 그 옆에 메리의 집도 함께 구입하여 살도록 한다. 서로 전화를 하며 창문으로 스탠드 불을 깜박이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참 로맨틱한 장면인데 왜 그것이 그리 슬프게 보였는지. 아마도 그 장면이 혼자가 된 밤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프레디가 사랑하지만 함께 하지 못하는 메리를 향한 마음이 보였기 때문일까?
프레디에게는 매니저이자 연인인 폴이 항상 옆에 있었고, 폴은 프레디의 동성애 성향을 이용하여 그의 집에 동성애자들을 초대하고 그들과 함께 파타하며 즐기게 했다. 그 과정에서 폴은 프레디와 퀸의 멤버 사이에서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지 않아 서로 간 오해를 만든다. 또한 프레디의 단독 앨범 작업에 대해 기획자에게 얘기하고 결국 그들과 결별하고 독자 앨범을 발표하게 한다.
그러나 프레디에게 멤버들은 가족이었다. 그들과의 유대관계에서 벗어난 그는 더욱 외로움을 타고 약에 취해 살게 된다. 결국 그를 찾아온 메리로 인하여 자신에게 그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폴과의 결별을 선언한다.
그리고 대망의 라이브 에이드를 함께 한다. 라이브 에이드는 성공을 거두고 영화는 끝난다.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로 인하여 사망했다는 자막을 남기고..
영화를 보기 전 이영화가 회사에서 점심시간 대화 주제로 화제가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영화를 봐야겠다는 얘기를 지인에게 했다. 그는 퀸을 정말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이라면 아쉬울 것이고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퀸을 잘 모른다. 그래서일까? 나에게 프레디의 성적인 갈등과 화려함 뒤에 오는 외로움은 너무 안쓰러웠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흘렀다. 왜 그랬을까? 결국 에이즈에 걸렸고 그를 숨기고 활동하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일까?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집에 와서 그와 관련한 기사 등 영화와 관련한 내용을 찾아보았다. 프레디의 실제 생애와 영화적 요소로 인해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배우들을 보는 순간 정말 퀸인 것 같은 느낌과 퀸의 멤버들이 영화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으니 그들의 관계가 정말 가족과도 같았다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진다.
우리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에 대해서는 너그러워지고, 미화하는 면이 있다. 아마도 프레디의 음악적인 모습은 실제와 같지만 그의 전반적인 사생활은 미화된 부분이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그래도 위대한 음악가의 생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