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항공은 코로나 19 사태로 승객이 줄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법정 관리 신세로 전락했다. 2만여 명인 전체 직원 가운데 6천 명 이상이 해고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 항공사는 돈 되는 일은 뭐든 하겠다며 팔걷고 나섰다. 급기야 방콕 본사 건물 앞 야외에서 커다란 튀김 기구까지 설치해 도넛 장사에 뛰어들었다. 태국 사람들이 도넛을 식사 대용으로 즐겨먹는 탓에 아침마다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한 온라인 매체에 따르면 튀김 도넛 판매로 하루 40만∼50만 밧(약 1천400만∼1천800만 원), 한 달에 약 1천만 밧(약 3억 7천만 원)을 벌었다고 한다. 타이항공은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도넛 사업이 대박이 터지면서 가맹점 사업까지 검토 중이다.
도넛 만드는 타이 항공 직원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본사 건물 2층에 특별한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항공기 좌석으로 꾸며진 레스토랑에서 객실 승무원 서비스와 탑승권 기념품 등 항공기를 테마로 한 식사 경험을 제공한다. 매주 수요일에서 금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영되는 이 식당에서는 실제 기내식을 판매한다. 특히 항공기처럼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 구역을 분리하고, 항공기 기내식을 만들었던 주방장이 직접 요리를 한다. 항공사 승무원 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비스하면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조종사 훈련에 사용되는 시설인 비행 시뮬레이터(모의 비행 장치) 체험 상품을 통해서도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타이항공 본사 2층에 마련된 레스토랑
싱가포르항공은 아예 비행기를 식당으로 꾸몄다. 공항에 계류 중인 에어버스 380을 임시 식당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손님들은 점심 전에 기내를 둘러볼 수 있고, 식사할 좌석 등급을 선택할 수 있다. 또 기내식을 즐기며 영화 등 오락 프로그램을 관람할 수 있다. 싱가포르 항공은 또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서 제공되는 기내식과 같은 음식을 자택에서 즐길 수 있는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한때 각각 세계 2위와 10위의 글로벌 항공사였던 싱가포르항공과 타이항공의 눈물겨운 생존 전략이 세계 항공 시장에 드리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하늘을 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