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틀스타 Aug 25. 2020

요리조리 봐도 참 예쁜 너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줘

드디어 고민하다 결정을 내렸다. 바로 우리 집에 식물 친구를 데려오기로 했다. 뜨거운 토요일 오전, 남편과 차를 타고 꽃시장에 갔다. 멀리서부터 눈에 띈 초보 환영 글. "초보도 쉽게 기를 수 있는 실내 공기정화 식물" 현수막이 보였다.


퇴근 후 앉아 우리는 우리의 집을 감상한다. "우리 집 참 예쁘다 그렇지" 우리가 함께 살 첫 집이라 정말 한 땀 한 땀 정성을 쏟았다. 비싼 물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작은 것 하나도 우리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H이 잠도 줄여가며 완성한 집이라 나도 큰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고마움이 샘솟는다.


5개월간 아주 열심히 집을 채워나갔는데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이 바로 식물이었다. 괜히 함부로 데려왔다가 못 키울까 봐, 그래도 우리 집에 들이는 첫 식물인데 대충 살 순 없다며 같이 꽃시장에 간 것이다.


베이지색 토분 안에 생글생글 넙적한 몬스테라가 딱 눈에 띄었다. H도 그 자리에서 마음에 들었나 보다. 그래도 혹시 몰라 큰 꽃시장을 다 돌다가 처음 눈에 들어온 이 아이로 선택했다.


집에 오자마자 언젠가 생길 식물이를 위해 구입한 스툴 위에 올려두었다. 요리조리 어디서 봐도 참 예쁘다. 이 아이가 들어오기 전엔 몰랐는데 데리고 오니 집안에 생기가 넘치고 초록이 주는 따스함을 너무도 크게 느꼈다.


인터넷에서 몬스테라는 수두록빽빽이 많이 봤지만 내 눈엔 얘가 제일 이쁘다.

당일 저녁엔 낯선 곳에 온 게 영 적응이 쉽지 않았는지 눈물 흘리는 걸 보고 톡톡 닦아주었다. 검색해보았더니 일액 현상이라 식물이 물을 많이 먹어서 잎 밖으로 물을 증발시키는 현상이라고 한다.


너에 대해 앞으로 부지런히 알아갈게.


덕분에 참 예쁜 순간이다. 요리조리 봐도 참 예쁜 너.

우리랑 오래오래 같이 살자.

무럭무럭 자라줘!

매거진의 이전글 오랜만에 예쁘게 자라준 너의 사진을 보았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