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너에게

19.10.16

by MaybeR

내가 앉아있으면 항상 내발에 손을 올리던 것도 꼬리에 있는 작은 혹 귀 밑 털이 동그랗게 말린 것도 샤워하면 꼽슬이 되어서 내 몸에 몸을 부비는 것도 내 허벅지를 비집고 들어와 얼굴을 빼꼼 내밀던 것도 간식하고 말하면 고개를 갸웃하는 것도 누워있으면 내 배로 올라와 잠자던 너의 작은 심장의 쿵쿵거림도 잊히지가 않는데 이제 그런 너를 볼 수가 없다니
초등학생 때부터 함께한 사랑스러운 너를 보내야 한다니
나보다 작고 어렸는데 어느 순간 넌 나보다 작은 노인이 되어있었어.

나의 하루가 너에겐 일주일이라

나의 일 년이 너에겐 7년이라 우리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 나에겐 너무나 짧았던 그 시간들이 너에겐 평생이라 아쉽고 아쉬워서 지나가버린 시간을 놓지 못하고 그 행복했던 추억만을 돌려감기하고있어
나 스스로 너와의 이별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
널 편히 보내줘야 하는 걸 아는데 자꾸 니 이름만 찾게 되는 걸까 갈라진 목소리를 니 이름을 네가 혹 듣고 있진 않을까 너에게 말을 걸어 우리 평소에 하던 거처럼 너는 대답하지 않고 나만 묻고 나만 대답해

솔아 이해해줘 내가 울면 내 옆으로 오던 너를 꼭 끌어안고 너에게 힘들었던 걸 털어놓곤 했는데 이젠 그럴 수가 없게 돼서 이번엔 슬픔이 오래갈 거 같아.

내가 어른이 되어가고 네가 늙어갈수록 나는 강아지를 키워야지 고양이를 키워야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었어 이별까지 생각하고 반려를 맡기엔 내 마음이 남아나질 않을 거 같았거든

내가 너에게 못해준 일들만은 후회했지만

그렇다고 너와의 순간을 후회한 건 아니야

너와 함께한 모든 날들이 내겐 행복이었고 행운이었어
솔아 우리 가족으로 와줘서 고마워

내가 많이 사랑해 언제까지나 사랑할 거야

다음 생에는 우리 더 길게 보자 더 오래 보자 다음번에 만나면 나보다 오래 살아줘 많이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