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으로 넘어가는 성천사의 다리. 9월 중순 방문만 해도 중국인 현대미술가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었다. 바로 저 누워있는 고대노예의 모습이다. 너무 괴로워하는 자세로 얼굴은 가리고 있는데 로마와 바티칸에서 고대를 거쳐 중세, 그리고 르네상스의 영광의 흔적만 보던 필자가 급격하게 충격을 받은 대목이다.
사실 저 생각을 여행을 하며 하긴 했다. 이 수 많은 위대한 건축물과 미술품, 로마의 흔적 뒤에는 저렇게 스러져간 수 많는 노예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 말이다. 중국인이라면 특히나 더 가질수 있는 생각이다.
어떤 영광스런 장면이나 예술품, 유적들을 볼 때마다 이렇게 그 이면에 있는 어두운 점들,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하고 스러져 간 사람들도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들도 우리 인류 문명의 일원이기에 너무 소외되지 않게 관리하는게 필요할 것 같다. 시진핑의 공동부유 운동에 대한 비판이 크지만, 그 내부의 사정도 이해가 된다. 국가 체제에 이해관계를 갖는 관계자가 적어질 수록 체제는 흔들리고 위협이 된다. 콜로세움을 보면서 가이드가 로마의 멸망원인으로 토지의 소수귀족 독점을 꼽았었다. 그래서 이승만의 토지개혁도 마찬가지 발상 아니었을까. 부동산 폭등과 베이비부머 및 586의 좋은 포지션 독식으로 위기를 겪고 프리터족으로 전락하는 2030 세대들이 생각나던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