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는 필자의 개인적 견해임을 밝힙니다.
최근에 갤럭시 버즈 프로 제품의 외이도염 유발 가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필자 혼자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동일한 일을 겪은 걸 보니 이건 제품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우선 개인적으로 갤럭시 플러스 2세대를 출시 직후 사용하기 시작해 약 1년 4개월 동안 사용하고 있다. 사용 첫 1달간은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팔이 완전히 자유롭고 선이 없는 상태에서 통화 및 작업이 가능하다니. 이런 신세계는 코로나로 화상통화 시대가 열리자 더욱 확장되었다. 두꺼운 헤드폰도 필요없고 선도 필요 없다니. 거기다가 귀에 쏙 들어가는 세련됨이란.
근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외이도염이 빈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김없이 버즈 플러스2를 오래 사용한 날이면 다음날 외이도염이 발생했고, 가려워 귀를 긁다보면 외이도에서 피가 나오는 일이 다반사였다. 나중에는 외이도 전체가 피딱지로 뒤덮이는 일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필자만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샤워할때 외이도를 만지지 않거나 여러가지로 신경을 써보았다. 하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갤럭시 버즈를 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도 꼭 필요한 화상회의나 통화를 꼭 조용히 해야 하는 상황에서만 사용한다.
갤럭시 버즈 프로가 정말 외이도염과 관련성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환경)보건학자로서 case-control study (환자-대조군 연구)나 cohort study (코호트 연구) 를 설계해보고 싶다. 그런데 코호트 연구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테니 환자-대조군 연구를 웹을 통해 사람을 모집해서 해보는 건 어떨까. 지금 워드프레스 블로그에 버튼을 만들고 Google survey를 붙여서 한 번 진행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갤럭시 버즈 프로가 외이도염과 연관성이 있다면, 갤럭시 버즈 플러스나 플러스2라고 해서 연관성이 없을까? 아닐 것이다. 동일한 구조를 지닌 세 제품 중 한 제품만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
하나 더 붙이자면 외이도염은 외이도를 모두 틀어막는 갤럭시 버즈의 구조적 결함으로부터 생긴다고 본다. 갤럭시 버즈 프로에서 나오는 특수한 전자파 (electromagnetic field) 가 문제를 일으킬까? 그래서 갤럭시 버즈 플러스1과 플러스2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가설이 성립할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왜냐하면 필자가 개인적으로 휴대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 (electromagnetic field)의 뇌암 유발 가능성에 대한 시리즈 논문을 impact factor 5~6점 사이의 저널에 3편을 리비전 중이기 때문이다. 이 주제에 관해 전세계에서 지금 필자만큼 많이 아는 사람이 없다고 자부한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님께서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라는 저널에 이 전자파의 악성 종양 (뇌암 뿐만 아니라 모두) 가능성에 대해 메타분석을 하셨는데, 사실 그 전에 필자도 필자의 지도교수이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님과 이 주제에 관해 메타분석을 마치고 투고를 반복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리젝 레터를 여러번 받다가 연구의 결함에 대해 너무 잘 알게 되었고, 아예 싹 다 뜯어고쳐서 세 편의 시리즈 논문을 올해 초에 다시 쓰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전자파의 인체 영향 부분에 대해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외이도염을 전자파가 직접 일으킬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하여튼 이 논문 문제는 각설하고, 갤럭시 버즈의 외이도염 유발은 이어폰이 외이도 전부를 덮음으로써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게 또 사람마다 다른 게 외이도에 땀이 많고 잘 습해지는 사람이 잘 발생하고, 평소 안면부에 땀이 많지 않고 습기가 적은 사람은 잘 발생하지 않는 것 같다 (지인들 survey 결과). 결국 이 문제를 제대로 연구해보려면, case-control study를 당장 진행하고 cohort study를 사람을 모집해 200명 정도 수행해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어렵지 않은 문제이긴 한데, 내가 해볼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