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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n 03. 2021

리스크 (위험) 관리란 무엇인가


위험관리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 및 학문적 정의 다 건너뛰고, 일반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게 일상 용어로 이야기 해보자. 바로 계획했던 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을 틀어지게 만드는 모든 상황과 유발요인을 통틀어 리스크라고 한다. 이 리스크라는 것은 투자 측면에서 주로 이야기되지만, 사실 환경보건과 산업보건에서는 늘상 쓰이는 용어다. 심지어 리스크에 관한 전문적인 학문분야도 있는 것으로 안다. (주로 지진 리스크 때문에 일본에서 많이 발달된 것 같다. 필자가 본 모든 리스크학 관련된 서적은 일본 저자가 저술했다.)


리스크에 대해 가장 많이 보이는 오류는 초기 파생 투자자에게서 보인다. 초기 파생 투자자는 시장 변동의 위험에 대해 늘상 과소평가한다. 그는 가격이 자신이 설정한 일정 가격 이하 또는 이상으로 갈 확률이 제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포지션을 항상 그가 생각하기에 적정하게 (사실은 과대 포지션이다) 잡는다. 그리고 곧 세월이 흐르면 그는 알게 된다. 시장 변동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극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환경 보건분야에서 많이 회자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마찬가지다. 그 제품들 출시한 회사 담당자나 승인해준 식약처 담당자가 정말 이 물질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심각할지 몰랐을 거다. 혹은 아예 인지 자체도 못했을 수도 있다. 특히 가습기 같이 기화되어 흡입되는 물질에 대한 관리는 철저해야 한다. 이 물질의 리스크는 현실화되어 보건학적으로 무지막지한 피해를 남겼다.


그럼 산업 보건분야는 어떨까. 브라질의 사마르코 댐 붕괴 사건, 방글라데시의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 타이완의 RCA 지하수 오염 사건, 인도 보팔의 유니온 카바이드 재해, 이탈리아의 세베소에서 일어난 화학물질 누출 사고는 모두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남기고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리스크가 투자쪽에서 다르고, 다른 분야에서 다른게 아니다. 그 관리의 원칙은 동일하다. 첫째, 리스크의 실현 가능성과 피해규모를 언제나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헤지펀드 세계에 몸담아 온 사람들은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몸으로 알 것이다. (조지소로스도 포지션을 잘못잡으면 허리통증이 도진다고 한다) 특히 극단값이 현실화되는 Fat-tail risk는 현실화될 경우 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 Fat-tail risk가 현실화 되었을 때, 피해를 입는 개체나 대상자들 간의 시공간적 연관관계가 크면 클수록, 그 피해는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이 개념이 환경보건에서의 population attributable fraction 이다. 환경보건에서 어떤 특정 agent의 위험은 수치로 나타낼 경우 10% 내외로 다른 의학 분야에 비해 적어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리스크가 10% 내외더라도 그것이 인구 집단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면 (예를 들면,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그 요인은 현실화 되었을 때 인구집단에 막대한 피해를 남긴다. 가습기 살균제도 대표적인 fat-tail risk의 현실판이다. 겨울에 한국은 가습기를 안 쓰는 집이 없을 정도로 점유율이 높은데 여기서 가습기 살균제가 널리 쓰였으니 그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둘째, 리스크를 제어하려는 계획은 언제나 과도하게 느껴져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말 온갖 수단을 다 사용해야 한다. 2중, 3중으로 방어막을 쳐 놓아도 전부 깨져버릴 수 있는게 현실화 된 fat-tail risk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서 사마르코 댐 (광미) 이 무너진 것은, 안전 담당자가 그 붕괴 가능성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이상함을 느낀 현장 담당자가 여러 번 실사를 요청했는데 그때마다 고용된 외부 안전 전문가는 문제 없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 결과로 댐에 갖혀있던 온갖 유해 중금속들이 전부 강으로 쏟아져나와 버렸다. 이런 피해는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 버팀목에 금이 가기 시작했을 때부터 가능한 모든 조치를 퍼부었어야 했다.


셋째, 온갖 종류의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규모의 포지션을 잡아두는 금융 거래자 같은 경우는 심지어 정전이 되거나 해외 시장 중개업체의 서버가 마비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 정도 대비를 해야 고객의 자산을 지킬 수 있다. 그래서 은행 같은 금융 기관에 바젤3 규제 같은 규제가 엄청 강화되고 보수적인 규율들을 강제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부채 성격이 보이는 건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고 자본 확충하라고 하고, 대출 중에 조금이라도 이상해 보이는 건 바로 등급 낮춰버리고, 이런 식으로 하고도 불안해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정기적으로 해서 보고하라고 한다. 이렇게 해도 08년 서브프라임 같은 사태가 일어나면 다 무너지는 것이다.


리스크에 대해서 제대로 글을 쓰자면 투자자편 / 환경보건편으로 나눠서 몇 십 페이지 씩 제대로 써도 모자랄 것이다.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는 환경보건과 직업보건 분야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자산 운용사나 각종 헤지, 사모, VC 펀드의 운용역은 이런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해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다. 리스크 식별, 평가, 대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중요한 포지션에 있는 사람들은 (정재계 주요 인사들)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리스크에 대해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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