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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vs 공공: 급여의 차이

요새 판사보다 김앤장이 인기라면서요?

by 문 진영

최근 추세를 보면 로스쿨 수석, 차석 졸업생들이 판사보다 김앤장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공무원은 집값 상승과 함께 인기가 식은지 오래고, 20년 전만해도 의대 입학 점수에 맞먹었던 교대 입학 점수가 4등급 선으로 내려앉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육사 생도들도 군인이 되지 않고 민간 부문으로 나오려고 한다는 소식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필자가 냉정하고 적나라하게 이야기해보면 급여 차이 때문이다. 공공영역에서 지급하는 월급은 물가상승률 조차도 따라가기 어렵고, 이래서는 제대로 된 집 한 채 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판사해서 퇴직하고 법률시장에서 전관예우 받으려면 30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이 기간을 어떻게 버티나. 전관예우도 대놓고 하면 법률위반으로 요새 잡혀간다. 이래저래 어렵다는 말이다.


그럼 주변 60대 이상 어르신들을 만나서 물어보자. 뭐라고 할까. 소수의 현명하고 시류에 밝은 똑똑한 노인분들 말고는 '안정적인 공무원이 최고지', '선생이 최고야', 이런 소리 하고 있을 것이다. 이 분들은 시대의 흐름을 놓친 것이다. 뇌가 아직도 고도성장기 그 시절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이 분들은 뭐가 중요한지에 대한 감이 없으신 것이고, 젊은 세대가 내 집 하나 사지 못해 얼마나 피눈물 흘리며 불안감에 살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자기 세대가 거쳐왔던 것처럼 사학연금이, 군인연금이, 공무원연금이 (이하 직역연금) 미래를 보장해 줄것이라고 순진하게 믿는 것이다. 당장 국민연금부터 파산지경에 이르러 우리 아들딸 세대는 어마어마한 부담을 져야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대가 바뀌었다. 고도성장기에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존경을 받으며 학생을 가르치고, 퇴직 후 연금을 받으며 여생을 보내던 모델은 이제 무너졌다. 다시 그 좋은 시절은 오지 않는다. 그건 그 시절, 고도성장기에나 가능했던 모델이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했고, 이제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7을 기록하고 있다. 30년 후에는 길거리에서 39세 이하 청년을 찾아보기 어려울 거라는 말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경제에서나 작동하는 이런 안정적인 직군들의 재무모델은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엔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공무원이 인기가 없고, 교대의 커트라인이 현저히 낮아지고, 판사보다 김앤장이 인기가 있는 현실이 너무나 잘 이해가 된다. 이제 더 이상 미래의 현금흐름을 기대하면서, 퇴직 후의 안정적이고 풍부한 연금소득을 기대하면서, 상대적으로 적지만 안정적인 급여로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스스로에게나 동년배 젊은이들에게 권유한다. 더 이상 안정적이라는 것을 믿고 고도성장기에 존경받았던 직업을 섣불리 택하지 말라고 말이다. 과거와 같은 시나리오가 펼쳐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신 시장에 직접 부딪쳐 소비자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직업을 고려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소비자와 직접 부딪쳐 서비스/상품을 지급하고 돈을 받아내는 직업이 만성 저성장 경제 하에서는 더 구매력 높은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두 눈 뜨고 직시하는 사람이 아니면 오판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오판하고 있고 현실을 모르는 사람의 조언은 들을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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