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와 이과는 인간 사회제도의 인위적인 구분이지만 우리는 이 구분이 마치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절대적으로 생각한다. 문과가 주로 배우는 과목과 이과가 주로 배우는 과목이 사회제도에 의해 명백히 구분되어 있고, 이러한 구분에 의해 주로 배우는 학문 분야들에 의해 뇌구조가 달라지는 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문과 출신과 이과 출신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이다.
하나 예를 들면 같은 현상을 바라봐도 문과 출신과 이과 출신의 관심사와 사고는 다르다. 예를 들어, 고속버스터미널을 보면 이과는 거기에서 하루에 움직이는 버스의 총 대수와 거기에 소요되는 경유의 양과 어떻게 하면 화물과 사람의 운송을 최적화할지에 대해 생각한다면, 문과는 저 고속버스터미널이 이 사회에서 하는 역할과 과연 꼭 이 위치에 고속버스터미널이 있어야 하는지, 고속버스터미널의 물동량과 여객운송을 고려하면 과연 이익이 얼마나 남을지, 수익률은 얼마나 될지, 고용 창출은 얼마나 될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지역사회 정치의 관점에서 고속버스터미널에 저기에 있음으로서 생기는 주민들의 선호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이렇게 같은 현상을 두고도 서로 다른 생각과 관심사를 갖는다.
이과 출신은 문과 출신이 인사 제도, 조직 관리 등에 신경 쓰는 것을 보면 그리 중요치 않은 것이라 생각하기 일쑤이고, 문과 출신은 이과 출신이 구체적인 테크니컬한 용어를 쓰면서 엔지니어적 관점에서 이야기하면, 그런 것들은 실무자가 하는 것이고, 나는 관리직이 될 것이므로 그런 것은 몰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고도화 되고 기술이 강조되면서, 이렇게 사회가 인위적으로 그어놓은 인위적인 구분은 점점 효용이 다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문과출신도 당연히 기술에 대해 알아야 한다. (어쩌면 결정적일 수도 있다.) 이과 출신은 사회가 돌아가는 원리와 방법, 법과 제도 등에 대해서 알아두어야 훗날 윗자리로 올라가서도 조직이 기대하는 기능을 다할 수 있다. 꼭 윗자리가 아니더라도 개인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맞딱뜨리는 수 많은 문제와 의문을 해결하는데 문과에서 배우는 소양들이 도움이 된다.
미래의 교육제도에서는 이런 인위적인 구분은 사라져야 두 출신들간의 대화가 원활해지고 사회가 더 풍성해질 것 같다. 일단 뇌가 한쪽 방향으로만 기형적으로 발달하는 것은 좀 막을 필요가 있다.
블로그 글: 문과와 이과: 통합하는 것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