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삶

by 생곰

1. 브런치에 가입했던 이유는..

동생에게 소식을 늦게 전하는 이유에 대해

그간의 우리의 삶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주고자 함이었다. 나를 아는 누군가에게 나를 드려내면서.. 동생에게 쓰는 편지를 공개적으로 올리기는 조금 부끄러웠달까.. 암튼 그렇게 시작한 브런치였다.


2. 동생이 귀국을 했다.

동생은 우리의 걱정과 달리 소식을 늦게 전한 우리를 원망하지도 않았고, 타격도 그다지 없어 보였으며 자기가 계획한 자기만의 일상들을 보냈다. 그로 인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실망을 했고. 그로 인해 감정대립도 여러 번 있었지만.. 결국은 우리는 다른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3. 나의 감정이 다치지 않기 위해

동생과 말을 최소한으로 주고받기로 했다.

이렇게 해라, 이렇게 해달라는 부탁조차도 하지 않기로 했다. 1을 말하면 작게는 5, 크게는 10까지 반응하는 동생을 보면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동생은 가족이 1순위가 아니다. 자신의 일이 더 중요하며. 가족에 대한 존중도 내 생각보다 적다는 점. 그리고 다른 사람 말에 귀 기울일 생각이 없다는 것. 그래서 말하기가 싫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지적에

가족의 조언은 다 튕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아.. 무슨 말을 해도 좋은 결과는 없다는 것.

최소한의 대화만 하자. 최소한만.



4, 항암 9차.


엄마는 독한 항암주사를 9번이나 맞았다.

어지럽고, 역하고, 몸이 가렵고, 무수한 부작용들을 견뎌가며 맞은 덕분에 암이 많이 작아졌다.

그래서 수술이 가능해졌다. 췌장암은 수술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 병이라고 한다. 2월에 항암을 시작할 때는 수술만 할 수 있게 힘내보자고 했던 것이.. 이제는 수술이 잘되게를 바라고. 그다음은 회복을 잘하게 바라고.. 그렇게 끝도 없는 욕심으로 이어져간다.



5. 최악을 생각하는 나는 정상일까.


상상한 대로 안된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다. 그래서 정말 정말 하기 싫은 최악을 상상해보곤 한다. 어떤 시험을 준비할 때는 떨어져서 이불에 파묻혀 우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고,, 가슴 철렁한 순간들을 막연히 상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최악의 상상 끝에는 내 생각이 이것밖에 안된다는 자괴감에,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내가 너무 싫어진다. 엄마의 수술이 잘되기를 바라면서도.. 수술이 어려워 바로 폐복 하는 상상 같은 것.. 일어나지 말아야만 하는 그런 순간들을 상상하는 건 왜일까. 기대하지 않아야 실망하지 않는다는 그 생각이 너무나 만연해서 인 걸까..


반대로 희망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희망적인 일이 생기면 감사한 일인거지. 그 일로 실망하고 싶지 않기에..


그래서 지금도 기다린다.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면서

감사할 일을.. (구체적인 무엇을 상상하지 않는 선에서)


나야말로 모순적인 인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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