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챠챠 Jul 04. 2023

물가 때문이야.

온다



친구들끼리 주말에 만나서 놀기로 했다. 5학년이 되면서 친구와 집을 벗어나서 노는 경우가 많다. 

주로 호수공원에서 놀았는데, 요즘에는 마라탕과 탕후루를 먹으면서 논다. 

이번 주말에는 친구가 만화방을 가보자고 했다. 친구는 몇 번 가봤는데, 비싸긴 하지만 재밌다고 말했다.

만화방이 한 시간에 3,600원인데 그 안에서 뭘 사 먹으면 또 돈이 들고, 마라탕은 7,000원, 탕후루 4,000원이다. 다 합치면 만 오천 원쯤 필요하다. 아빠가 만 원을 용돈으로 주면서 친구들과 놀고 오라고 했지만 대충 계산해 봐도 모자란다. 엄마에게 슬쩍 체크카드에 돈을 넣어 달라고 말했다. 아빠는 초등학생이 한 번에 만 원이나 쓰고 오냐고 놀란 말투로 물었다. 

"일주일 용돈이 삼천 원인데, 하루에 만오천 원을 쓰고 온다는 건 너무 하지 않아?"

엄마가 일부러 큰 소리를 냈다.

"다음 주에 용돈 안 받을게."

"지난주에도 네 마음대로 편의점 매일 갔잖아. 한 번 갈 때마다 2, 3천 원씩 쓰던데."

"요즘에 음료수 한 개만 사도 천칠백 원이야. 원래 천오백 원이었는데 올랐어. 과자도 오르고 안 오른 게 없어."

"그럼 음료수를 안 마시면 되잖아."

"날씨가 더운데 그럴 순 없지."

학교 앞에 편의점 밖에 없어서 어쩔 수가 없다. 마트에서 사면 더 싸게 사는 거 알지만 근처에 없으니 편의점만 가는 거다.

체크카드에 들어 있는 돈을 확인하고 집을 나섰다. 친구를 만나자마자 마라탕 가게에 갔다. 점심 먹고 탕후루도 하나씩 사 먹었다. 마라탕과 탕후루는 세트다. 만화방에 갔는데 시원하고 재미있는 책이 많아서 두 시간이나 있었다. 원래는 한 시간만 놀다 오려했는데. 감자튀김을 먹으며 만화를 봤다. 옆에 새로운 가게가 생겨서 구경하다가 물건도 샀다.

내가 계속 카드를 쓰니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이제 그만 집에 들어오라기에 알았다고 대답했다.

엄마는 나를 보자마자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썼냐고 물었다.

"물가가 비싸서 그래."

내 대답을 들은 엄마는 헛웃음을 지으며 다음 주 용돈이 없다는 것을 다시 말해주었다. 또 말하지 않아도 아는데. 그리고 물가가 비싼 것도 사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나온 사진이 모두 내 뿌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