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친구들끼리 주말에 만나서 놀기로 했다. 5학년이 되면서 친구와 집을 벗어나서 노는 경우가 많다.
주로 호수공원에서 놀았는데, 요즘에는 마라탕과 탕후루를 먹으면서 논다.
이번 주말에는 친구가 만화방을 가보자고 했다. 친구는 몇 번 가봤는데, 비싸긴 하지만 재밌다고 말했다.
만화방이 한 시간에 3,600원인데 그 안에서 뭘 사 먹으면 또 돈이 들고, 마라탕은 7,000원, 탕후루 4,000원이다. 다 합치면 만 오천 원쯤 필요하다. 아빠가 만 원을 용돈으로 주면서 친구들과 놀고 오라고 했지만 대충 계산해 봐도 모자란다. 엄마에게 슬쩍 체크카드에 돈을 넣어 달라고 말했다. 아빠는 초등학생이 한 번에 만 원이나 쓰고 오냐고 놀란 말투로 물었다.
"일주일 용돈이 삼천 원인데, 하루에 만오천 원을 쓰고 온다는 건 너무 하지 않아?"
엄마가 일부러 큰 소리를 냈다.
"다음 주에 용돈 안 받을게."
"지난주에도 네 마음대로 편의점 매일 갔잖아. 한 번 갈 때마다 2, 3천 원씩 쓰던데."
"요즘에 음료수 한 개만 사도 천칠백 원이야. 원래 천오백 원이었는데 올랐어. 과자도 오르고 안 오른 게 없어."
"그럼 음료수를 안 마시면 되잖아."
"날씨가 더운데 그럴 순 없지."
학교 앞에 편의점 밖에 없어서 어쩔 수가 없다. 마트에서 사면 더 싸게 사는 거 알지만 근처에 없으니 편의점만 가는 거다.
체크카드에 들어 있는 돈을 확인하고 집을 나섰다. 친구를 만나자마자 마라탕 가게에 갔다. 점심 먹고 탕후루도 하나씩 사 먹었다. 마라탕과 탕후루는 세트다. 만화방에 갔는데 시원하고 재미있는 책이 많아서 두 시간이나 있었다. 원래는 한 시간만 놀다 오려했는데. 감자튀김을 먹으며 만화를 봤다. 옆에 새로운 가게가 생겨서 구경하다가 물건도 샀다.
내가 계속 카드를 쓰니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이제 그만 집에 들어오라기에 알았다고 대답했다.
엄마는 나를 보자마자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썼냐고 물었다.
"물가가 비싸서 그래."
내 대답을 들은 엄마는 헛웃음을 지으며 다음 주 용돈이 없다는 것을 다시 말해주었다. 또 말하지 않아도 아는데. 그리고 물가가 비싼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