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챠네 마을여행일기 보.여.요] #동탄 호수 공원
2019년 9월에 동탄 호수 공원에 태실비가 있다는 걸 알았다. 바로 집 앞,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데 ‘바로 집 앞’이 참 무서운 거다. 멀리 있는 데를 가면 갔지,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가보질 못했다. 호수 산책은 일주일에 몇 번씩 하면서도 그랬다.
정숙 옹주 태실비가 태봉산 정상에 있다길래 등산쯤 해야 하는 줄 알았다.
마을 여행일기 화성&역사 편을 하면서 태실비를 넣었다. 화성시의 유일한 태실비이기 때문에 소개하고 싶었다.
2020년 5월이 돼서야 나는 태실비를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코로나 19를 겪고 있어서 마을 여행에 아이가 매번 동행한다. 9살 딸, 자주 함께 다니는 최 대표, 최 대표 10살 딸과 같이 갔다.
“맛있는 커피숍 가서 커피를 마시고, 태실비를 갈까?”
“아니. 태실비를 먼저 가야지. 안 그러면 애들이 노느라 언제 갈 수 있을지 몰라 .”
맞다. 아이들이 놀이에 집중하면 그다음 지점은 언제 갈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 태실비로 갔다.
레이크 자이 더 테라스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정숙 옹주 태실지 60m'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인다.
‘태봉산 정상이라고 했는데, 60m?’
나무로 된 계단이 위로 이어져 있었다. 3분 올라갔나, 태실비가 보였다.
산보다는 경사길 정도로 생각하고 가면 맞을 듯하다. 이렇게 금방 올라가는 곳을 미루고 또 미뤘다니. 나는 정말 등산하는 줄 알고 미룬 건데.
아쉬운 점은, 태실비만 딱 있었다는 점이다.
2019년 10월 23일 화성시 향토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라 그런지, 좀 아쉽다.
작년 가을에 태실비를 알게 되었다. 왕실에서 자손이 태어나면 좋은 땅에 태를 묻는다. 그 자리가 태실지이다. 그리고, 태실지가 있는 곳은 태봉산, 태봉리 등의 이름이 붙었다. 찾아보면 전국에 같은 지명이 많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동탄 호수 공원에 있는 태실비는 선조의 딸 정숙 옹주 태실비로 조사됐다.
아이는 안내판을 읽고 이해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내가 소개를 해주어야 했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아이 탯줄로 도장을 만들어준 이야기를 들려줬다.
태실비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물었지만, 그건 나중에 찾아보고 알려주겠다고 했다.
태실비의 앞면에는 ‘왕녀아지씨태실’(王女阿只氏胎室)이라고 적혀 있다.
뒷면에는 ‘황명만력십육년칠월십일일을시입’(皇明萬曆十六年七月十一日乙時立)이라고 쓰여 있다. 황명만력은 명나라 황제인 만력제(1573년~1620년)연호다. 그러니까 1573+16-1은 1588년을 뜻한다. 칠월십일일은 음력을 기준으로 적어놓은 것이며, 을시는 6시 30분~7시 30분을 말한다. 그때 세웠다는 표시를 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석에는 초록빛 둥그스름한 자국이 있다. 나무에 나이테가 있는 것처럼, 세월을 알리는 비석의 표시인가. 꽃잎 같은 무늬가 새겨져 있던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하다. 천천히 더 알아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