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걔 때문에 포기할 뻔했던 '남양 향교'

[챠챠의 마을여행일기 보.여.요] #남양 향교

by 챠챠


차 타고 가다 보면, 그냥 스쳐버릴 수 있다. '남양 향교' 이정표

초행길은 낯설다. 시골 초행길은 더더욱 그렇다.

최 대표는 운전하고, 나는 목을 잔뜩 빼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내비게이션이 분명 이 곳을 가리키는데, 보이지 않는다.

어지러운 커다란 간판 중, 겨우 눈에 띈 갈색 안내판 하나 '남양 향교'

우리의 목적지다.


남양 향교 외삼문 (세 개의 태극 무늬가 눈에 들어온다)


“으악! 안 내릴래. 그냥 가자. 엉엉엉...”

울음, 아주 긴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차 안에서 바라본 남양 향교 앞 주차장에는 개가 있었다. 황색과 검은색이 얼룩덜룩하게 섞인 개는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차가 가까이 가자, 조금 비켜 앉았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동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최 대표의 딸은 개를 무서워한다. 하필 향교 앞에 있을 줄이야.

“가자. 나 여기 싫어. 갈래.”

개 때문에 향교 탐방을 포기해야 할까, 잠시 생각했다.

최 대표는 나와 내 딸에게 먼저 차에서 내려서 향교를 보라고 했다. 사람을 봐도, 개는 미동이 없었다.


홍살문부터 돌계단까지엔 잔디밭이었다. 돌계단 왼쪽에는 남양 향교 안내문이 있고, 계단 위 양옆으로 비석이 있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세 군데로 열리는 붉은 나무문이 있는데 태극무늬가 그려져 있다. 외삼문이다. 남양 향교에는 세 개의 문이 있는데, 홍살문, 외삼문, 내삼문이다.



남양향교 안내판_예전에는 안내판을 스쳤던 기억이 더 많은데, 지금은 안내판부터 읽고 돌아다닌다.


명륜당-유생들이 공부를 하던 곳


외삼문 안으로 들어가니 양쪽 끝에 동재와 서재라는 기숙사가 있었다. 그 앞에는 명륜당. 유생들이 학문을 배우던 곳이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19 때문에 학교는 못 가지만, 대신 조선시대 학교에 왔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가 아는 교육기관과는 매우 다른 느낌이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지만, 함께 탐방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었다.

조선시대 유생들의 기숙사_서재와 동재, 동재 옆 고양이도 함께.


대문에 서서 바라본 명륜당의 오른쪽에 있는 동재 옆에는 배가 하얀 고양이가 앉아있었다.

아이는 발걸음을 무겁게 내디디며 고양이에게 다가갔다. 귀엽다. 햇볕에 눈을 한껏 좁힌 고양이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

그때 마침, 최 대표와 최 대표 딸이 향교 안으로 들어왔다. 울음을 미처 멈추지 못한 채였지만, 안으로 들어오기 성공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개는 무서워해도, 고양이는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다.

“이리 와서 고양이 봐!”

개로 힘들었던 마음, 고양이가 다독여줬다. 다시 한번, 다행이다. 울음도 그쳤다.



남양향교_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34호



내삼문
대성전


우리는 세 번째 문인 내삼문으로 들어갔다. 한창 그 앞에서 작업하는 분이 계셔서 기다렸다가 움직였다. 내삼문 안에는 대성전이 있다. 공자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

몇 차례 보수와 옮김을 해 2004년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남양 향교는 문화재 자료 제34호다.

다 둘러보고, 다시 외삼문까지 내려왔다.



남양 향교를 지키는 듯한 움직임이었지만, 너 때문에 탐방을 중단할 뻔했다는 걸 알고 있니?



이런, 개다.

개가 계단 중간까지 올라섰다. 이번에는 꼬리까지 흔든다. 쉼 없이 흔드는 꼬리는 자신을 경계하지 말라는 무언의 움직임인 듯하지만, 아이에게 통할 리가 없다. 그쳤던 울음은 다시 시작했다.


우리, 집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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