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가족이에요.

코로나19

by 챠챠


어제 남편이 받은 pcr검사는 양성이라고 아침 9시에 문자가 왔다. 나와 딸은 밀접 접촉자이기 때문에 1차 pcr검사를 하고 6일 후 2차 pcr검사를 해야 한다. 나는 예방접종을 3차까지 맞았지만 딸은 초등학생이라 맞지 않은 상태다.


오전 11시에 준비물을 챙겨 검사소로 갔다. 양성이라고 온 문자, 가족관계 증명서, 신분증.

가족 확진으로 검사받는 경우, 임시 검사소 말고 검사소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오전 마감이란다. 2시에 다시 오라고.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다시 나왔다. 서둘러 나왔는데 이미 줄이 길다. 금방 빠지겠지, 싶었는데 줄을 서도 앞으로 가질 않는다. 어제도 추웠지만 오늘도 그랬다. 바람이라도 안 불었으면 좋으련만... 기다리는 사람들은 얼굴이 굳어져 갔다. 하루 종일 일하는 사람이 걱정될 정도로 추운 날이었다. 아이도 힘들다고 보채지만 달리 해줄 것이 없었다. 담요나 핫팩을 좀 챙겨 올 걸... 뒤늦게 아쉬워해 봤자 바뀌는 건 없다. 귀를 에이는 바람을 맞으며 2시간을 꼬박 서 있었다.

다닥다닥... 자가 키트로 양성이 나온 사람, 가족이 확진자인 사람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게다가 아무 증상 없었더라도 감기에 걸릴 수밖에 없을 만큼 쌀쌀한 날씨에 몸이 얼어 버릴 지경이었다. 줄 서 있다가 병이 생길 것 같은 날이었다.

나와 딸은 이미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오한, 인후통에 딸은 열도 났다.


2시부터 서 있었는데 4시쯤 겨우 검사를 받았다. 그 사이 뒤늦게 온 사람들은 검사조차 받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검사소마다 줄이 길다. 중간중간 난로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놀이공원이나 아웃렛 쉼터에 있는 기다란 난로. 아니면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무언가가 절실했다. 아무렇게나 둘러진 가림막, 안내판, 조금만 방심하면 날아가는 서류들이 너무 허술해 보였다.


집에 들어오니 언 발가락의 감각이 도드라졌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몸이 풀리며 노곤노곤 해졌다.

잠시 컴퓨터에 앉아 일을 했다. 집이 조용했다. 아이방이 가보니 아이는 웅크리고 누워서 잠이 들었다. 어지간하면 아파도 논다고 활개 치는 아이가 낮잠이라니 어울리지 않았다. 그건 정말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 내일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어떤 결과가 나오든 기분은 유쾌하지 않겠지만. 아마도 둘 다 양성일 거라고 지레짐작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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