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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부인 Jul 02. 2021

금요일, 속마음은 그렇다.

  전업주부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다른 일에 종사하지 않고 집안일만 전문으로 하는 주부’를 말한다. 집안일을 전문으로 하는데 잘하지 못한다. 집이 먼지 한 톨 없이 반짝거리지도 않는다. 매 끼니 구첩반상이 나오지도 않는다. 집안일이 전문인데, 그것을 마치지 않은 채 집 밖으로 뛰쳐나와 친구랑 놀기도 한다. 뒤돌아보면 전문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나 자신을 전업주부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다른 일에는 종사하지 않으니 집안일에, 가정일에 언제든 투입될 수 있는 점을 부각하면 조금 다를까?

 속마음은 주부로서의 일이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갈고닦은 노래 실력을 뽐내는 가수를 보니 나는 저렇게 피 땀 흘리며 연습을 하고 노력을 한 적이 있을까 싶다. 집안일 조금 못해도 ‘내일 하자. 내일 하면 되지!’하고 숙면을 취하는 성격이다. 스트레스는 덜 받지만 역시나 주부로서의 전문성이 전혀 없다. 다양한 분야에서 멋지게 활동하는 여성들을 부러워하고 있다. 그런 나의 속마음을 들킬 때마다 위로해주는 목소리가 있어 오늘도 큰 꿈은 꾸지 않고 하루의 작은 일들을 해간다. 잘하지 못해도, 다 하지 못해도 계속하고 있다. 시간은 거침없이 흐르고 주말은 쏜살같이 왔다 서둘러 갈 것이다. 금요일에는 속상한 날이 많은 것 보니 나는 월요병보다는 금요병을 가지고 있나 보다.

친구와 아침부터 해물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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