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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부인 Sep 12. 2021

잠 못 이루는 밤


  감성적인 아내는 홀로 잠을  이루고 있다. 남편이 잠들기  해준 이야기 때문이다. 인간관계가 한쪽 말을 들어서   수는 없지만, 남편의 일 관련 문제에 상대방의 입장은 들어보기도 어렵고 굳이 생각해주지 않는다. 정황상 남편이 지인에게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다.  순간, 나의 감성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남편은 덤덤한데, 아내는 매우 속상한 지경에 이르러 한바탕 욕을 해주었다. “그렇게 의리없이, 얌체 같게 굴다니!” 남편 편을 들어 이러쿵저러쿵 한참 이야기하니 남편은 마음이 편해졌는지 금세 잠이 들었다. 그런데  아내는 잠이 오지 않는가. 과한 공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서로 다른 면에 끌려 연애를 시작했다. 감성적 여자는 감성이 풍부한 남자는 왠지 질색이었다. 감정의 요동이 적은 남자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여자의 감성에 남자의 감성까지 더해지면 그만 닭살이 돋아버려 도망치고 싶어졌다. 연애시절, 이성적 남편은 “넌 이야기에 서론, 본론, 결론이 없어. 우리 헤어져!!”라고 이별을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사랑이 모든 것을 덮어 결혼에 이르렀지만. 살면서 또 부딪치며 이성적 남편은 난감해한 적이 많다. 그래도 감성적 아내의 장점은 무한공감, 무한 편들어주기다. 화가 나도 잘 표현 못하는 남편을 위해 크게 화 내주기가 가장 큰 장점이다. 아내의 잠 못 이루는 밤이라는 부작용만 감수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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