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살아있을 때 가치가 있는 거야’
'황금빛 낮잠'이란 뜻이다. 영화 속에서는 비틀스의 노래제목이라 가르쳐 준다. 골든 슬럼버라는 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했기에 제목이 주는 낮설음이 있다. 사실 우리나라 리메이크 버전을 보기 전 원작을 보고 싶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작인 일본판이 더 재밌다고 해서 그런 것도 있고 일본 소설원작이기에 일본판부터 보게 되었다. 처음 도입부를 봤을 땐 무슨 영화인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다.
무차별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는 포스터가 클로즈업 되며 영화의 주인공인 택배 배달원은 오래된 대학 친구와 재회한다. 택배 배달원은 몇 년 전 인기 여자 아이돌을 위험에서 구해줘 영웅이 되었다고 뉴스에 나온다. 친구는 택배 배달원 친구를 부러워 하며 추켜 세운다. 기분이 좋아진 택배 배달원은 즐거운 마음으로 친구와 함께 운전대를 잡으려 한다. 하지만 이내 친구는 뜬금없는 이상한 소리를 하며 함정에 빠졌다고 다급히 말한다.
모두가 함정에 빠졌다는 둥 오스월드니 이미지라는 둥 이상한 말만 늘어놓는다. 이때 근처 퍼레이드 중이던 일본 총리 후보가 폭탄테러로 임살 당하며 주인공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친구는 택배 배달원에게 빨리 도망치라고 말한다. 영문을 알리가 없는 택배 배달원은 주저한다. 친구는 너가 내리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죽을 것이라 정색하며 단언한다.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린 택배 배달원 그리고 배달원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차에 남겨진 친구는 차량에 설치되었던 폭탄이 터지며 화염에 휩싸인다. 결국 택배 배달원은 친구가 죽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이때부터 택배 배달원은 계속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렇게 영화는 시작되고 택배 배달원은 쫓기며 연락이 뜸했던 과거 친구들에게 하나둘 연락해 도움을 받으며 계속해서 도망치게 된다. 영화 중간에 이상한 캐릭터들도 많이 나오는데 일본 영화 특유의 황당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왜 등장하는가 싶다가도 어떤 사건을 해결하고 주인공이 도망칠 수 있은 계기를 마련해 준다. 제일 황당했던 케릭터는 바로 무차별 살인마 남자다.
뜬금없이 사람을 죽이고 이러한 자신의 특기로 택배 배달원이 계속해서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외 대학시절 전 여친과 잠시 알바했던 화약회사 사장님도 등장한다. 택배배달원이 도망치면서 훔쳐 입었던 할리데이비슨 레더 재킷은 주인공에게 무슨 의미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그리고 레더자켓을 마지막에 주인에게 세탁 후 돌려준다. 영화 골든슬럼버는 초반 살짝 루즈하다가 중간으로 갈수록 황당한 캐릭터들이 나오고 사건의 긴장감이 올라가면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전달한다. 결국 모든 포위망을 뚫고 도망치는데 성공한 택배 배달원은 도시를 벗어나기 직전 차에서 죽었던 친구가 했던 말을 다시 떠올린다.
그리고 계속해서 도망친다.
인간은 살아 있을 때 가치가 있는거야!
끝까지 도망쳐. 그리고 살아남아!
영화를 보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았던 행동들이 모두 봉합되었다. 이건 지구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 닝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였다. 인간은 살아 있을 때만 그 가치가 있다. 죽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고깃덩어리에 불과하다. 내가 죽으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 아무리 좋은 집과 차를 가지고 있어도 소용이 없다. 결국 끝까지 살아 남아 있을 수 있는 한 살아남는 것! 그게 바로 인간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