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예전 보다 더 좋아졌다는 어머니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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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말했다. '오늘은 예전보다 얼굴이 더 조아 비네.' '지난주까지 해도 얼굴이 퍽퍽해 보이던데.' 역시 자식은 부모의 눈을 속일 수 없나보다. 하마터면 지금 실업급여 받으면서 놀고 있다고 말할 뻔했다. 아직 엄마에게는 회사 그만두고 놀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괜시리 엄마를 걱정시켜 드리기 싫었고, 말해봤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불안과 걱정을 달고 사시는 엄마의 성격 탓에 함부로 이런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었다.
그나저나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에 왜 얼굴이 좋아 졌을까 생각해 보았다. 일단 현재 상황은 백수 21일차다. 집에서 놀고 먹고 밖에 안 나가니깐 좋아진건가. 고용노동부 시럽급여를 받고 있어서 안정적인 백수생활 때문인 건가. 여러가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지나갔다. 가장 확실한 이유는 매일 마다 운동하고 샤워를 끝내며 얼굴에 로션을 잔뜩 바르기 때문이다.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제 얼굴이 좋아진 것은 로션 때문입니다. 사실 백수라서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나이 마흔에 백수가 되어서 심적으로 아주 불안합니다만 그래도 고생하고 있지 않아서 얼굴이 좋아보이는 것 같습니다.앞으로 5개월 정도는 얼굴이 계속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편안한 백수생활 때문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로션 때문이라고 하고 싶네요.
매일 운동하고, 잘 먹고, 푹 쉬고, 스트레스 안 받고아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로션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는 내 얼굴이 좋아보인다는 어머니의 말에 대한 답변을 이렇게 말 하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답변할 수 없다. 어차피 솔직하게 말해봐야 좋아질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백수가 몸은 참 편안하고 좋은데 마음은 불편하고 불안한 하루 하루의 연속이다. 그래도 로션 때문에 얼굴이 좋아보인다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