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저널리즘
지난달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 DARPA(Defense Adanced Reasearch Project Agency)에서 주최한 세계 재난 로봇 경진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카이스트 휴보팀이 최종 우승을 했다. 로봇은 사람의 도움 없이 운전하기, 차에서 내리기, 문 열고 들어가기, 밸브 돌리기, 드릴로 구멍 뚫기, 돌발 미션, 장애물 피하기, 계단 오르기 등 8개의 과제를 60분 안에 가장 빠르게 수행하는 것이다. 휴보가 걸린 시간은 44분 28초였다. 우승상금으로 약 22억 원을 받게 되었다. 오준호 교수는 "우승은 시작일 뿐이고 더 완벽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처럼 로봇을 활용하기 위한 개발은 진행 중이다. 일본의 로봇산업은 이미 엄청나게 발달했다. 산업을 넘어서 자체 로봇 시장을 만들어냈다.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개발한 '페퍼'라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은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로 감정까지 읽는다. 페퍼는 2015년 6월에 천대가 단 1분 만에 판매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고령화가 높은 일본에서는 노인을 돌볼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증명해준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로봇 저널리즘은 어떻게 사용될까? 로봇이 직접 자판을 두들기며 기사를 쓰는 것은 아니다.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동으로 기사문을 생성해 내는 것이다. 생성된 알고리즘에 따라 단어, 문장, 문단을 만들어서 최적의 기사를 조합해 내는 것이다. 언론 문장은 이미 정형화된 '역피라미드 구조' 가 있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생성해 로봇이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것이다.
로봇이 저널리스트가 된다면 기존의 기자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바로 속보성이다. 기사는 정보조각으로 이루어졌다. 정보는 신속성이 우선이기 때문에 인간보다 빠른 기사를 쓸 수 있는 로봇 저널리스트가 인간 저널리스트보다 경쟁력이 높다. 다음으로 로봇은 인간보다 객관적이다. 감정이라는 개념이 없는 로봇에게 주관적이고 편향된 기사가 나올 수 없다. 그러므로 로봇이 쓴 기사는 객관적인 정보에 의해 작성된 기사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24시간 대기가 가능하다. 인간 저널리스트 경우에는 밤이 되면 잠을 자야 하지만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로봇 저널리스트는 24시간 대기 중이다. 하지만 로봇 저널리스트가 활약할 수 있는 분야는 속보성과 동시성이 필요한 기사에 편중되어 있다.
인간 저널리스트가 로봇 저널리스트보다 앞설 수 있는 점은 무었을까. 장담할 수 없지만 아마도 수사학에서 사용되는 은유법과 의인화, 패턴인식으로 로봇보다는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간 저널리스트는 로봇저널리스트가 할 수 없는 부분을 극대화해 자신의 장점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언론이라는 문화 자체도 서양에서 발달된 학문이다 보니 국내에서 언론정보를 연구하는 곳도 소수이다. 그중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프로야구 뉴스로봇>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 로봇저널리즘을 실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Automated Insight라는 회사와 함께 AP통신, 포브스에 로봇이 작성한 기사를 공급하고 있다. 로봇저널리즘이 작동되는 방식은 사전에 작성해 놓은 알고리즘을 통해 로봇이 데이터를 분석해 조합한 기사문을 작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로봇 저널리즘은 정확히 말해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