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저널리즘
<언론의 미래>란 주제로 글을 쓰면서 항상 염두해 둔 것이 바로 지역 언론이었다. 해외에서는 대부분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언론의 구독률이 높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언론의 구독률이 더 높다. 자연스럽게 정부의 지원과 언론지원 정책은 수도권 중심으로 편중 되었다. 그 결과 지역 언론들은 힘을 잃어가고 재정난에 허덕인다. 게다가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앙 언론들은 종합편성 채널권을 획득하며 종이신문과 함께 방송국을 운영하며 매스 미디어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의 격동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지역 언론들이 중앙집권 중심의 구조에서 탈피하고 반기를 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아닐까.
물론 여전히 수도권 중심의 언론사들이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외국문화와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한 10대와 20대 혹은 30대 초반의 독자들에게 더이상 지역과 국내에 편중된 뉴스는 흥미롭지 못한다. '세계화'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10~20대들은 단순한 지역 뉴스보다는 새로운 것에 더 관심을 가진다. 이제 새로운 미디어 회사가 탄생하기에는 적합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과연 지역의 언론들은 이러한 시대에 잘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부산지역의 신문사와 방송사인 <부산일보>, <국제신문>, <KNN>이 운영하는 온라인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지,모바일 앱을 비교 분석하며 그 현황을 살펴보았다.
제일 먼저 부산일보의 홈페이지를 찾아 보았다. 부산일보가 언제부터 홈페이지 서비스를 시작했는지 알아보고 싶었는데 알 수가 없다. 찾아보려 했지만 찾기가 힘들다. 첫 화면에 들어가면 느낀 것은 요즘 트렌드에 역행하는 레이아웃이라는 것이다. 마치 인터넷 초창기에 만들어진 듯한 레이아웃이다. 초기 홈페이지를 개선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부산의 대표 신문사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홈페이지다. 지역 대표 언론사라는 타이틀을 내새우기엔 부산의 지역색을 찾아볼 만한 요소도 찾기가 힘들다. 홈페이지를 보고 있으면, 종이신문에서 광고수익을 내고 있으니 홈페이지 무료뉴스는 아무렇게나 관리해도 상관없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네이버 스탠다드 뉴스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메인 홈페이지가 조금만 더 쌈박했으면 좋겠다.
국제신문은 부산일보에 비해 그나마 잘 정돈된 느낌이다. 일단 배너 거의광고가 없다. 글꼴도 부산일보 보다는 가독성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일보와 동일한 레이아웃으로 큰 차이가 없다. 아마도 같은 업체에서 제작한 것 같은데, 부산일보와 조금만 차별화를 준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한가지 새로운 점은, 언제부터 서비스를 시행했는지 알 수 없지만, TV국제라는 메뉴가 좌측 상단에 생겼다. 4가지 컨텐츠가 선택이 가능한데 뉴스 동영상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역언론에서 뉴스 브리핑을 서비스하는게 조금 신선했다. 하지만 여기자를 이용한 어설픈 뉴스 브리핑 보다는 국제신문만의 특색을 살려 다른 신문사들이 하지않는 동영상 컨텐츠를 제작해서 서비스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방송국이다 보니 컨텐츠 자체가 신문사 보다는 우월하다. 또한 영상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홈페이지도 부산일보, 국제신문보다는 더 신경을 썼다. KNN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나마 요즘 시대에 맞는 레이아웃과 카테고리를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KNN의 사업영역과 컨텐츠의 활용성의 차이가 크다보니 어쩔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KNN 센텀사옥은 크고 멋진데 홈페이지는 다소 못미치는 것 같다. 홈페이지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이번엔 페이스북 페이지다. 페이스북이야 말로 최신 뉴스를 가장 발빠르게 접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언론의 속보성을 채워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라 할 수도 있다. 이미 부산에도 많은 시민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 부산일보 같은 경우에는 2013년 부터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해 오고 있다. 2015년 9월 10일을 기준으로 6,250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구독중이다. 초창기에는 뉴스지면을 그대로 따와서 퍼나르기 식으로 진행하다가 전략을 바꾸고 페이스북에 뉴스 컨텐츠를 직접 게제하고 링크를 걸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인터렉티브 뉴스와 재미있는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런데도 올라오는 컨텐츠의 이미지들은 아직도 촌스럽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다행히도 가장 최근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 뉴스들은 아주 깔끔하다!
사실 부산의 대표 신문사하면 <부산일보>를 떠올리는데,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운영을 보고 있으면 <국제신문>이 훨씬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1980년 12월 언론기관 통폐합으로 <국제신문>이 부산의 유일한 일간지가 되었지만 부산일보라는 이름이 주는 힘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부산일보 사옥의 위치 또한 부산역 옆에 있기 때문에 부산의 상징처럼 느껴진다고 할까. 여튼 국제신문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아주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다만 부산일보는 최근들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국제신문에 그에 못미치는 느낌이 든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레이아웃으로 정리가 잘된 느낌이 들지만 새로운 구독자들을 만들만한 재미있는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느낌이든다. 국제신문은 2015년 9월 10일을 기준으로 5,490명의 좋아요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 부산일보의 6,250명에는 약 800명정도 차이가 난다.
홈페이지 비교에서도 나타났듯이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에서도 KNN은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에 비해 우월함을 나타냈다. 동영상 뉴스를 기반으로 한 컨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에 다양한 컨텐츠 제작이 가능하며, 정보의 신뢰성 면에서도 글보다는 영상이 훨씬 더 크게 다가 온다. 단순한 예를 들어 부산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는 페이스북 컨텐츠와 교통사고 영상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주는 차이는 어마 어마 어마다. 거기에 방송국이라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이용해 신문사 보다는 더 재미 있고 가벼운 스낵 컨텐츠도 같이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9월 10일 기준으로 좋아요 구독자수 10,910명을 확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뉴스 앱 비교해 보았다. 뉴스어플은 아이폰을 기반으로 확인해 보았다. 역시나 3사 중에서 KNN이 제일 깔끔했다.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파란색과 하늘색 조합이라 약간 촌스러워 보인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부산일보는 색상이 모두 촌스러워 보인다.
부산일보의 뉴스앱을 확인해 보았다. 헤드라인과 뉴스의 컨텐츠가 살짝 보이고 사진의 썸네일이 보이는 구조다. 상하로 내리면서 보는 컨텐츠 레이아웃이다. 메뉴는 좌측 상단의 아이콘을 터치를 해야 나오는 방식이다. 그냥 페이스북으로 뉴스 컨텐츠를 접하는게 더 좋을 것 같다....
부산일보 뉴스앱 보다는 쪼금(?) 더 낫다.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면서도 계속 느낀 거지만 이상하게 국제신문이 쪼금씩 부산일보 보다 더 앞선다는 느낌이다. 뉴스의 컨텐츠 질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레이아웃과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느낀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다. 역시나 신문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글에 편중된 컨텐츠들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힘들다.
방송사라는 이점이 뉴스앱에서도 역시 적용된다. 동영상의 썸네일을 활용한 이미지 위주의 레이아웃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하단에는 KNN 프로그램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메뉴와 다시보기 메뉴가 있고 제보와 참여 메뉴가 바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부산의 언론사인 부산일보, 국제신문, KNN을 비교해 보았을 때 전반적으로 방송사인 KNN의 컨텐츠운영이 모두 우수했다.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지, 뉴스앱 모두 우월했다. 아무래도 영상 컨텐츠가 주는 힘과 활용성에서 이미 먹고 들어간다. 게다가 KNN은 기본적인 광고수입과 함께 여행사업, 웨딩사업, 축제 등으로 다양한 부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컨텐츠의 운영과 질에서 압도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보니, 신문사인 부산일보와 국제신문도 결국은 기본적인 컨텐츠인 글과 종이 신문을 넘어 동영상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 같다. 아무래도 미디어 환경자체가 동영상이라는 컨텐츠가 더 활성화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글과 종이신문 플랫폼은 그 영향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글과 종이신문은 살아남을 것이라 본다. 미디어 모포시스 이론을 보게 되면 새로운 미디어가 나왔을 때 기존의 미디어는 자신만의 강점을 특화시켜 살아 남는 다고 하니! 지역의 신문사들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발빠르게 적응하며 글과 종이신문을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