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공무원 조직 생활②: 사업담당 공무원(6~7급)
다음으로 중요한 공무원이 사업담당 공무원이다. 어찌 보면 서무보다 더 중요한 공무원이 바로 사업담당 공무원일 수 있다. 사실 명칭을 어떻게 붙일까 하다가 마땅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사업담당 공무원이라 이름 붙였다. 여기서 담당이라 하면 임기제 공무원이 담당하게 되는 업무의 사업을 총괄하는 공무원, 즉 나의 직속상사라고 할 수 있다.
서무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가 어려운 업무 발생 시 즉각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존재라고 하면 사업담당 공무원은 도움과 동시에 임기제 공무원 생활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사업담당 공무원이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을 요청하는 기안문을 작성했던 공무원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질적인 인사권은 없지만 간부급인 계장과 과장에게 직접적으로 임기제 공무원의 근무태도, 성실성, 조직생활 등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임기제의 치명적 단점인 근무계약에 있어서 1차 간부인 계장이 임기제 공무원의 계약연장을 직접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담당 공무원들도 대부분 임기제 공무원과 함께 잘 지내려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간혹 비뚤어진 공무원 조직 생활을 습득한 6~7급들 중에서 이상한 늘공들이 존재한다. 나또한 그런 이상한 경우를 겪었다. 처음 1년간 함께 했던 7급 사업담당 공무원은 친절하게 대하고 너무 감사할 정도로 잘 챙겨주었다. 하지만 2년 차 새로 온 6급 사업담당 공무원은 본인의 승진에 미쳐 있었다. 오로지 자신의 승진에 도움 되는 것에 집중했고 본인이 이제껏 공무원 조직에서 이상한 방식으로 배우고 경험했던 악습과 관례, 업무 방식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사업담당 공무원은 사실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임기제 공무원이라도 대놓고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경우는 잘 없다. 나 역시 4년 3개월이란 기간 동안 겪었던 늘공들을 떠올려 보면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도 나처럼 이상한 공무원을 한번이라도 겪게 되면 늘공들에 대한 전체적인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마치 개를 좋아하던 사람이 개에게 물려서 한동안 개를 싫어하고 피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찌 되었든 나의 경험은 일반화하기 힘들지만 늘공들 중 임기제 공무원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런 것들을 대놓고 표현하는 이상한 늘공도 있을 수 있으니 항상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임기제 공무원 생활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하긴 아무리 임기제 공무원 생활을 잘하려고 조심한다고 해도 임기제 공무원에 대한 고정관념과 이상한 담당 공무원을 만나게 되면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