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공무원 조직 생활①: 부서 서무(8~9급)
공무원 조직 생활을 처음 하면서 가장 많은 업무 연락을 주고 받았던 공무원이 바로 내가 속한 부서의 서무다. 서무는 8~9급이 맡는 직책으로써 과의 모든 지출과 자료를 최종적으로 취합하는 공무원이다. 개인적으로 늘공 중에 가장 불쌍한 공무원 직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낮은 직급이 대부분이라 급여 적으로도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보다 적게 받는 경우가 많은데 심지어 업무도 두 배 이상 많다. 특히나 요즘은 외부에서 부서와 계로 요청되는 자료 취합이 많기 때문에 업무 연락이 자주 온다. 그렇기에 서무들은 항시 바쁘고 정신이 없어 보인다.
막 입직한 9급 새내기 공무원들이 부서 서무를 맡게 되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업무 때문에 힘들어 한다. 하지만 주변 선배 늘공들이 자신도 서무를 하면서 겪었던 힘듦을 알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기에 또 금방 적응을 한다.
사실 서무 보다 시작이 진짜 힘들 수 있는 건 임기제 공무원이라 할 수 있다. 임기제 공무원은 경력직이기 때문에 일반 회사의 신입사원처럼 사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운이 좋아서 동일한 업무를 했던 임기제 공무원이 있었다. 그래서 본격적인 업무를 하기 전 2개월간 도제식 OJT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임기제 공무원 출발 치곤 매우 운이 좋은 경우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임기제 공무원들의 시작은 들어가자마자 의존할 곳 없이 맨땅에 헤딩 하듯이 업무를 배워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서 서무는 임기제 공무원 조직 생활을 하면서 필수적으로 친해져야 할 첫 번째 대상이다. 비록 9급 새내기 공무원이라 할지라도 주변 선배 공무원들 도움으로 어려운 업무도 물어볼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런 서무와의 관계를 잘 가져가는 것이 임기제가 공무원 조직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첫 번째 필수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