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견딘 것들
임기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공무원이라는 신분제를 기반으로 한 관료제 조직과의 만남이었다. 이들은 철저하게 직급과 그에 해당하는 업무로 나누어져 있으며 기초자치단체는 주로 5~9급이라는 숫자로 나눈 신분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집단이다. 신분제가 사라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역설적이게 직업 신분제를 공식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회가 공무원 집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계급제라는 수직적 구조와 함께 본인 급수에 맞는 업무를 하며 상사 공무원들의 불합리한 지시와 명령을 따라야 하는 경직된 환경에서 일하고 있었다.
임기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업무상 자주 부딪혔다고 생각이 드는 공무원들은 크게 서무(8~9급), 담당 공무원(6~7급), 계장과 과장(5~6급), 재무과 공무원, 이렇게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