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재영 Apr 28. 2024

늦깎이 공시생의 임기제공무원 생활

38. 에필로그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공채 공무원 시험을 치거나 나라일터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임기제 공무원이 되는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선출직도 있긴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기회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임기제 공무원의 존재는 고사하고 임기제 공무원 되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최근에는 기초자치단체에서 가장 많이 올라오는 공고가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이다. 왜냐하면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공무원 정원에 포함되지 않는 별도 정원으로 관리되고 직접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자체에서 일반 행정 공무원이 할 수 없는 다양한 업무들이 발생하고 있다. 새롭게 생겨난 전문분야로는 도시재생, 평생교육, 직업상담, 문화예술, 사진영상편집, 관광마케팅, 통번역 등이 있으면 전통적인 전문분야로는 의료보건, 사회복지, 소식지편집원이 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나라일터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고 있지만 지자체에서 뽑는 임기제 공무원은 대부분이 시간선택제 임기제이며 일반임기제는 소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시간선택제는 공무원 정원에 미포함 되기에 사업 예산만 있으면 지자체 권한으로 채용이 가능하지만 일반임기제는 공무원 정원에 포함되기 때문에 지자체 정원으로 거의 뽑기가 힘들다고 보면 된다.     

 

  내가 속했던 지자체도 임기제가 60명가량 있지만 일반임기제가 5명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선택제 경력으로 들어와서 일반임기제로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되는 길은 시험만 존재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그리고 정년보장이라는 조건만 제외한다면 임기제 공무원이라는 새로운 직장이 보일 것이다.     

  사실 임기제 공무원을 직업적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정년이 보장되는 공공기관, 돈 많이 주는 대기업, 의사, 변호사, 세무사와 같은 전문직들이 되면 제일 좋다. 하지만 모든 것을 만족하는 직장은 없으며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 곳에 들어가기도 어렵다. 더군다나 나이를 먹을수록 합격할 확률도 낮아진다. 하지만 임기제 공무원은 30대 중후반이면 젊은 편에 속하고 대부분 50대 후반에 들어오신 분도 직접 봤다.      


  개인적인 직장 경험에 비추어 떠올려 보면 사기업 정규직으로 일했을 때 보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지자체 임기제 공무원으로 일했을 때가 그래도 균형 잡힌 직장생활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임기제 공무원도 단점이 많은 직장이지만 자신의 전문분야와 경력을 잘 쌓으면 괜찮은 직업이고 직장이기에 이렇게 추천하는 글을 쓴다.      

  나는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길을 걸어가면서 평탄한 길을 가는 건 아니지만 우연히 마주친 새로운 길에서 처음으로 직업이 주는 보람을 느꼈다. 회사에서는 월급을 받았지만 작은 일에 고맙다며 인사를 건내시는 주민들과 함께했을 땐 월급 그 이상을 받았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비정규직 중에서 가장 근무조건이 좋은 자리가 임기제 공무원 자리라 생각한다. 정년보장이 안 되는 것만 빼면, 급여나 복지 모두 부산의 일자리에서 봤을 땐 평균은 된다고 생각한다. 임기제 공무원이라는 생소한 직업 그리고 직장이 궁금했을 모든 사람들에게 나의 글과 이야기가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늦깎이 공시생의 임기제공무원 생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