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가득 싣고
내가 가진 걱정을 비행기에 싣고
목적지를 알 수 없는 곳을 향해 날려 보낸다.
알 수 없는 곳에 도착한 걱정은 낯선 땅에서 새로운 걱정을 등에 업는다.
걱정에 걱정을 등에 업은 걱정은 걱정을 만나서 걱정과 걱정을 나눈다.
나누는 그 순간 걱정이 반이 되었다. 하나씩 쌓이는 걱정보다도 반씩 줄어드는 걱정의 반감기가 더욱 유의미했다. 걱정은 계속 걱정을 나누었고 결국 마지막 남은 걱정도 반이 되었다.
절반이 된 걱정을 다시 비행기에 싣고
목적지를 알 수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도착한 목적지는 ‘현재’였다.
알 수 없던 목적지를 돌이켜보니 ‘과거’ 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비행기는 목적지인 ’현재‘에 도착하겠습니다. 손님 여러분께서는... ” 기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비행기에 실린 수많은 사람들의 걱정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환희로 다가왔다.
그렇게, 그렇게 과거에서 현재로의 여행은 걱정을 반으로 줄여주는 여행이었다.
다음 여행은 걱정이 희망으로 환승하는 ‘미래’로 떠날 예정이다.
‘미래’라는 도시에 착륙하면 비행기에 가득 실린 희망이 배가 된다던데
두배로 늘어난 줄 알았던 희망은 제곱이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반으로 줄어드는 걱정과 제곱으로 늘어나는 희망이 함께 공존한다면
과거와 미래를 연료 삼아 어느 곳이든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