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J YP Oct 03. 2020

영화 #검객 이야기

숏리뷰, 스포일러 '사실상' 없습니다

영화 포스터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첫 검술 대련을 보고 오오 기대 이상 느낌을 받으며 감탄했는데 이후로도 이어지는 영화의 흐름을 보고 어떤 결기가 느껴졌다. 카메라가 내뿜은, ‘이 영화는 오로지 이 몸 (카메라)이 딱 중심 잡고 이끌어 나가겠으’ 하는 그런 돋보임, 캐릭터를 쥐었다 폈다 하는 핸드헬드 (중반까지 너무 과하다는 느낌의 직전까지 쓰임)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인물을 땋! 세워둔, 헉하게 만드는 구도의 힘.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카메라 아래 다른 요소는 철저히 조연이다. 각본도 그렇다. 이 영화는 이야기로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구석이 1도 없다. ‘지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장혁이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 검술을 펼치는 이야기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스포일러 없다고 했는데 무슨 문제라도??) 그냥 카메라가 활약할 구실을 적절히 던져 주는데 만족하는 것이다.


근데 그 ‘조연으로서의 각본’을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너무너무 허접해서 카메라마저 의미 없는 손놀림으로 여겨질 만한 그 하한선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 것이다. 딱 조연의 비중을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만 기본적인 논리와 타이밍은 갖추고 던져 주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보고 나서도 확실히 ‘돈을 아주 많이 들인 영화는 아니겠구나’ 생각이 들 만한 규모다. 어떻게 보면 그러한 영화 제작 규모와의 사투이기도 한데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자극을 줄 수 있는 액션의 비중과 배치도 알뜰하게 잘 나열된 편이다. 캐릭터의 선악을 다루는 방식도 필요 이상의 자극을 주지 않는 한도 안에서 설득력을 갖췄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을 묘사하는 데 있어 마지막 대련 순간에 부린 기교가 인상 깊었다. 느끼한 음식 맛을 잡기 위해 띄운 한 잎처럼 여겨졌다.


어떤 사람이건 하고 싶은 일에서는 ‘뭐든 다 때려 박아서 가능한 최대치’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실제 닿을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는 데에는 꿈을 바라보는 웅장함과 이를 깎는 고통이 동시에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작은 규모임에도 알지게 결과물을 만들어낸 이 영화의 제작진들에게 경의를 보낸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작가의 이전글 영화 #이별식당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