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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Jan 29. 2020

영화 #신의은총으로 이야기

숏리뷰, 내용 스포는 없으나 영화의 구성에 대해 전부 이야기합니다

두 편의 프랑스 영화가 동시에 개봉했다. 이 영화는 가톨릭 사제들에 의한 성추행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작년부터 현 프란체스코 교황에 대한 영화를 통해 이 소재를 간접 체험한 나로서는 어떤 방식으로 영화가 소재를 이야기할까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다.


영화를 다 본 입장에서 가장 예상 밖으로 여겨졌던것은 영화의 구성이다. 이 영화는 정의의 실현을 위해 뭉친 사람’들’의 이야기다. 보통 이런 영화는 그룹 안에서도 주인공이 있고 ‘주역’이 있고 ‘조역’으로 나뉘어 서사를 받는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3명의 주인공을 두고 있는데 영화 속에서 교차로 배분받는게 아니라 1장, 2장 식으로 돌아가면서 1/3씩 시점을 배분받는다.


이런 형식을 통해 의도한 것은 뭘까? 일단 해당 챕터 안에서 주인공이 겪는 사건은 무엇이 이들을 힘들게 하는가에 대한 통찰이 있다. 그러한 통찰에는 공통적으로 드러난 악의는 없어 보이지만 무심한 집단이 주는 갑갑함이 있다. 그리고 난 이런 접근이 ‘사탄’으로 관객의 분노를 유발하는 쪽 보다는 훨씬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공통점이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들의 차이점이다. 세 주인공의 배경과 이 일을 하게 된 계기, 그리고 사건에 대해 가진 생각들. 단순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바뀌면 이전 주인공을 다른 시점에서 보여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재해석을 요구한다. 


그런 접근을 통해 성추행 사제만을 절대악 사탄으로 모는 것을 지양했듯, 주인공 세사람을 완벽한 성인으로 만드는 것 또한 지양하고 있다. 이들은 숭고한 뜻을 가지고 있지만 이견차이도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속물적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불완전함을 인정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구해야 하는 이들의 진실함을 마치 세개의 기둥으로 받쳐 놓은 지지대처럼 올곧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과 신뢰를 교차로 일으키는 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이런 표현 쓰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영화적으로도 관객을 지루하게 두지는 않는 작품이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 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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