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J YP Oct 23. 2020

영화 #교실안의야크 이야기

숏리뷰, 초반부 주인공 설정에 대해 언급합니다.

영화 포스터


착한 영화는 무엇일까?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들 착하면 그게 착한 영화일까?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겠지만 영화가 의도한 선함을 우리에게 납득시키는 방법이 꼭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교실속의야크는 착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영화다. 아마 근래 나온 영화 중에서 독보적인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보여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면서 자신이 이야기한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설정은 교사인 주인공이 근무태만으로(…) 벽지에 발령받는 데에서 이어지지만 의외로 영화 속에서 교편대를 잡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일단 그 곳으로 가는 것 부터가 일이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관객은 영화가 이끄는 동행이 되어 부탄 깊숙한 곳으로 자연스럽게 인도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예상 이상으로 많이 분배한 것이 영화 구조적인 백미라고 생각한다)


친절한 영화다. 부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아주 대략적인 이미지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타래가 쭉쭉 나온다. 오히려 현지인들이 더 지루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하지만 술렁술렁 모 안나게 아부만 하는 영화는 또 아니다. 오히려 부탄에 대해 얄팍하게 알고 있는 관객에게 들이받는 묵직한 질문도 있다.


그리고 긍정적인 영화다. 다만, 당연히 정신승리 같은(…) 긍정은 아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까지 긍정하는 태도에 숭고한 마음까지 인다. 그러한 긍정은 주인공이 결말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건 그 방향에 대해서 마저도 긍정하게 만든다.


뻔한 이야기지만 뻔하게 느껴지기에 사실 그것이 진짜로 옮은지 생각 해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쉬워 보이지만 그래서 더 어려운 성취를 담아낸 영화를 보는 시간은 내게 있어 귀한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소형관 1일 1타임 상영이었는데 이번주부터 상영 횟수가 늘었다! 입소문 좀 타나?


여담으로 올해 나온 영화 중에서 가장 ‘여행영화’ 스럽다. 일단 멀리 사는 사람이 더 먼 곳으로 여행가는 이야기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자연을 담은 그림이 진짜 쩔어준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작가의 이전글 영화 #다시만난날들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