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뷰, 스포 없습니다
요즘 영화를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주말에 6000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이벤트가 이번 주말까지 연장되었는데 여차하면 7월까지 갈 기세다. 게다가 CGV 자체적으로 이 영화에 대해 쿠폰도 날리고 배급사를 고려해보면 롯데시네마 측에서도 당연히 쿠폰을 뿌릴 것 같은데 첫날 개봉 성적이 꽤 좋아서 코로나 후 첫 백만 관객도 노려봄직 할 페이스다.
가타부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볼만했다. 기승전결 템포도 잘 조절되었고 물론 후반부로 가면 말이 안 되잖아 싶었지만 큰 거부감 없이 그냥저냥 본 것 같다. 그 원동력은 초중반의 전개다. 이 영화는 내 예상보다 많은 부분을 ‘평범한 한 남자가 어떻게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가’에 집중하는데 여기서 약간의 기교가 있었기에 심드렁해질 수 있었던 부분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디테일에 비해서는 여자 주인공에 해당되는 박신혜에 대한 묘사는 빈약하다. 그녀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타이밍이나 유아인에게 해주는 것들을 보면 거의 유아인의 고오급아이템 같은 취급 아닌가 싶은 느낌마저 든다.
엑시트에서는 오그라드는 구석이 있지만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힘내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부산행에서는, 역시나 오그라들었지만 지금의 우리들에 대해 드러내고 생각할 거리가 있었다. 이 영화에선? 결국 남는 건 철저하게 ‘평범한 한 남자가 어떻게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가’에 치중한 작은 이야기다. 대한민국 보통에서 아득히 떨여졌을 여의도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왜 ‘보통’의 주인공 대상으로 설정했는지도 모르겠고. (잠실 롯데빌딩을 윽수로 마이 잡아주는 이유는 알겠다만…) 영화 속에서 디지털 문명에 대한 입장도 좀 불분명하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 주인공의 설정에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요소였으니까.
하긴… 한 시간 반 때우면 그만인 영화에 ‘사관’을 찾는건 너무 나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포커스가 영화를 부담 없이 즐기라는 제작진의 의도였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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