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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Jun 26. 2020

영화 #그집 이야기

숏리뷰, 스포 없습니다

영화 포스터


공포영화가 사람을 자극하는 방법 중에서, 특히 요즘 서양 공포영화 중에서 짜증을 일으키는 요소가 바로 사운드다. 갑자기 ‘웩!!!’ 같은 사운드를 이빠이 집어넣어서 놀라게 하는 것으로 즐긴다는 기분은커녕 갑자기 얻어맞은 기분이 들어서 짜증이 나는 것이다. 그리고 피의 표현, 아무리 의미도 있고 ‘예술적’으로 터치한다고 해도 잔혹한 건 잔혹한 거니까 보기 편한 건 아니다.


일단 이 영화에 고마운 점은, 그런 어떤 고통을 주는 자극 요소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공포를 잘 만들어냈다. 스페인 영화로서 우리나라랑 문화적인 부분도 많이 다를 텐데도 보편적으로 공감 가는 요소를 선택해 냈다. 주인공이 되는 가족 설정과 배경이 기가 막히게 잘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장면 장면의 디테일도 우수하다. 사람은 어떤 순간에 공포를 느끼는가. 자극을 주어 놀라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스크린 너머 누군가 노크를 하는 것을 똑똑히 보고 있지만, 아니 보고 있기에 더욱 살 떨리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만 영화의 결말에 등장하는 귀신의 정체에 대해서는 살짝 톤이 다르게 느껴졌다. 물론 도시와 시대적 배경으로 충분히 엮을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나에겐 너무 ‘정치적’으로 느껴졌달까… 다만 이 부분은 내가 가진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니 나쁘다고 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결말, 이 영화의 자극이 얄팍한 고통이 아니듯 이 영화의 결말이 주는 ‘맺음’과 ‘찜찜함’의 절묘한 결합도 다 먹은 척하다가 남겨놓는 ‘지저분함’과 차원을 달리하는 영원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것도 배경과 설정의 힘을 우직하게 따른 결과물일 것이다. 


이 영화는 나에게 이야기를 펼치기에 올바른 배경, 올바른 캐릭터로 셋업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가르쳐 주었다. 역시 뭐든지 시작이 반인가보다. (물론 요런 작품이 나오려면 나머지 반도 훌룽해야 되겠지!)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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